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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분은 나만 알고 있었는데, 내 태도는 상대도 보고 있었던 거예요
내 기분은 나만 알고 있었는데, 내 태도는 상대도 보고 있었던 거예요. 그날은 아침부터 그냥 기분이 좀 가라앉아 있었어요. 특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누가 나한테 잘못한 것도 아니었는데 괜히 말하기가 싫더라고요.
그러다 같이 일하던 사람이 평소처럼 말을 걸었는데 내가 대답을 짧게 했어요. 나는 그냥 오늘 기분이 별로해서 말을 좀 줄인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 사람이 “오늘 무슨 일 있어요?”라고 묻더라고요.
그때는 별일 없다고 하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를 읽다가 그날 일이 다시 생각났어요. 나는 내 기분만 알고 있었는데, 그 기분이 이미 말투나 표정으로 상대에게 전달되고 있었던 거예요.
내 태도는 상대도 보고 있었다
나는 그날 내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기분이 안 좋았고, 그래서 말을 좀 줄였을 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누군가한테 화를 낸 것도 아니고, 일부러 차갑게 대한 것도 아니니까 그냥 내 기분은 내가 알아서 지나가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같이 일하던 사람이 “오늘 무슨 일 있어요?”라고 묻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조금 당황했어요.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았지 싶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모르게 티가 났던 거죠. 대답하는 말투가 평소보다 짧았을 수도 있고, 표정도 달랐을 거고, 괜히 대화를 빨리 끝냈을 수도 있어요. 나는 그냥 조용히 있었던 건데 상대 입장에서는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던 거예요.
그때는 별일 없다고 하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그 장면을 다시 생각해보니까 좀 이상했어요.
나는 내 기분이 안 좋은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도 나름 이해가 됐어요. 그런데 상대는 그걸 몰랐잖아요. 나는 속으로 '오늘 내가 좀 안 좋으니까 그러려니 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정작 상대에게는 평소처럼 대해주지 않았던 거예요.
조금 솔직하게 생각해보면 나는 내 기분을 상대가 알아서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정작 상대에게는 평소처럼 대해주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게 책을 읽으면서 좀 찔렸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 내 기분은 나한테만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거죠.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표정이나 말투로 나오고, 결국 상대도 그걸 느끼게 되니까요.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 기분이 나한테만 머무는 건 아니었던 거죠.
기분과 행동, 떼어놓고 보니 보인 것
그 이후로 내가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아주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고 해요.
예전에는 기분이 안 좋으면 그냥 그 상태로 있었어요. 내가 기분이 안 좋은데 뭘 더 어떻게 하겠어 싶었고, 괜히 주변에서 말을 걸면 귀찮기도 했어요. 특히 내가 힘든 날에는 다른 사람들도 조금 알아서 배려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것과 상대가 잘못한 건 별개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이게 말로 하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막상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잘 안 되더라고요. 내가 힘들면 주변에서 하는 말도 평소보다 거슬리고, 별것 아닌 행동에도 괜히 기분이 상하고요. 그러다 보면 상대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가 괜히 차갑게 대하게 될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그 순간에 아주 잠깐이라도 생각해보려고 해요.
'지금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건가? 아니면 정말 저 사람이 나한테 잘못한 건가?'
둘이 붙어 있을 때가 있으니까요.
물론 생각한다고 바로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아니에요. 여전히 말하기 싫을 때도 있고, 혼자 있고 싶은 날도 있어요. 그런데 예전과 다른 건 그 기분을 그대로 상대에게 보여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는 거예요.
내 기분과 상대에게 하는 행동을 조금 떼어놓고 보려고 해요.
내가 힘든 건 사실이에요. 그건 억지로 아닌 척할 필요도 없고요. 그런데 그렇다고 그 기분까지 상대가 알아서 받아줘야 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그 부분이 제일 많이 남았어요.
생각해보면 나는 가끔 내가 힘든 걸 상대가 알아줬으면 했어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오늘 좀 힘든가 보다' 하고 알아서 조심해주길 바랐던 거죠. 그런데 상대가 그걸 알아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나는 내 하루를 알고 있고, 내 기분이 왜 그런지도 알고 있지만 상대는 모르니까요.
그래서 기분이 나쁜 건 내 몫인데, 그 기분까지 상대가 알아서 받아주길 바라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었어요.
그 생각을 하고 나니까 기분이 안 좋은 날에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오늘 내가 좀 그렇구나' 하고 먼저 생각하게 됐어요. 그러면 적어도 상대가 뭘 잘못한 건 아닌데 괜히 말투가 날카로워지는 건 조금 막을 수 있더라고요.
완벽하게 되는 건 아니에요. 지금도 기분이 안 좋으면 티가 날 때가 있어요. 다만 예전처럼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라고 생각하지는 않게 됐어요.
이 책 권하고 싶은 사람
나는 내가 힘든 건 맞는데 주변 사람도 그걸 알아서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나도 그랬거든요.
내가 힘든 날에는 가까운 사람이면 당연히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말을 줄이면 왜 그런지 눈치채주길 바랐고, 내가 조금 날카롭게 반응해도 오늘은 내가 힘드니까 이해해주길 바랐어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니까 조금 이상했어요. 상대에게는 내 하루가 없잖아요. 내가 아침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왜 기분이 가라앉았는지,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대는 모르는 거니까요.
책을 읽고 나서 그걸 조금 인정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다면 감정을 완벽하게 조절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읽기보다는, 내가 기분이 안 좋은 날 주변 사람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면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도 그날 내가 조용히 있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상대는 이미 내 상태를 보고 있었으니까요.
내가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이유도 결국 그날의 내 모습이 생각나서예요. 나는 그냥 말수를 줄였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이미 내 기분을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기분이 안 좋은 날에 내가 다른 사람한테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번 보면서 읽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