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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내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건 아닐까
누가 지적한 것도 아닌데 제가 제 모습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느낌이 든 건 책을 읽던 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다정한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친절하게 말하고, 배려하고, 좋은 관계를 만드는 그런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까 생각보다 불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했던 행동들을 다시 떠올리게 됐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도 후배가 어려워하면 알려주려고 했고, 누군가 힘들어하면 먼저 도와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도 "나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정말 상대방을 위해서 행동했던 걸까, 아니면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이 질문이 계속 남았습니다.
누가 저에게 "당신은 다정하지 않다"라고 이야기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를 배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제가 했던 행동 하나하나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상대방을 위해서 알려준다고 생각했던 말이 혹시 상대방의 생각을 들으려 하지 않았던 건 아닌지.
도와준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사실은 제가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닌지.
그때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나쁜 의도로 행동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진심으로 도움이 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정함이라는 게 내가 좋은 의도로 행동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일 수도 있었습니다.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를 읽으면서 제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건 "더 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이미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배려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는 점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제 말투와 행동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1 — 책 리뷰 전에, 나는 다정한 사람인 줄 알았다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제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도 누군가 어려워하면 도와주려고 했고, 후배가 모르는 게 있으면 제가 아는 경험을 바탕으로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게 제가 생각하는 다정함이었습니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알려주고, 힘든 상황에서는 먼저 손을 내미는 것.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조금 다른 부분을 보게 됐습니다.
제가 했던 행동이 항상 상대방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좋은 의도로 했던 행동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의도와 좋은 결과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대방은 도움을 받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냥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제 경험부터 꺼냈던 적이 많았습니다.
"이건 이렇게 하면 돼."
"내가 해보니까 이 방법이 좋아."
이런 말들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제가 답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책이 제 생각을 완전히 바꾼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책을 읽고 나서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장면들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내가 도와줬다"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때 상대방은 정말 도움을 원했을까?"
"아니면 내가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누가 저에게 잘못했다고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까 제가 제 모습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그게 조금 불편하면서도 오래 남았습니다.
2 — 후배에게 "왜 그렇게 생각했어?" 물었더니
이 생각이 실제 상황에서 느껴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후배와 업무 이야기를 하던 때였습니다.
후배가 어떤 업무를 진행하면서 본인이 생각한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저는 바로 제 경험부터 이야기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어."
"이건 예전에 해봤는데 다른 방법이 더 좋아."
제 입장에서는 틀린 말을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경험했던 방법이었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조금 다르게 해봤습니다.
바로 답을 주기보다 먼저 물어봤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했어?"
사실 이 질문을 한 것도 특별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책을 읽으면서 상대방의 생각을 먼저 들어보자는 부분이 계속 떠올랐고,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답이 나왔습니다.
후배는 그냥 제가 알려주는 방법을 따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름대로 자료를 찾아보고, 왜 그렇게 접근했는지 본인의 기준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이었습니다.
그 순간 조금 놀랐습니다.
제가 도와준다고 생각했던 순간에 오히려 제가 배운 순간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좋은 답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빨리 알려주는 것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느낀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상대방의 생각을 들을 시간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배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진 경험을 전달하는 것만이 다정함은 아니었습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다정함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3 — 경험이 많을수록 듣는 공간이 좁아진다
40대가 되고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경험이 쌓이는 것은 분명 좋은 점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겪다 보니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보다 일 처리도 빨라졌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도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경험의 다른 면도 보게 됐습니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을 공간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이야기를 듣기 전에 이미 판단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까지 듣기보다 제 머릿속에서는 이미 비슷한 경험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건 예전에 봤던 상황이랑 비슷하네."
"아마 결과도 비슷하겠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순간 상대방은 아직 자신의 이야기를 끝내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듣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가 알고 있는 답을 확인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걸 깨닫고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내가 항상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경험은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경험이 많다고 해서 항상 정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경험이 많을수록 내가 모르는 부분을 인정하는 태도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누군가 새로운 의견을 이야기할 때 바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번은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듣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이미 판단하고 있는 걸까."
그 질문 하나가 예전과 조금 다른 대화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4 —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읽고 나서 달라진 것
책을 읽고 나서 제가 갑자기 다정한 사람이 된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급한 상황에서는 예전 습관이 나옵니다.
일이 몰리거나 시간이 부족하면 상대방 이야기를 천천히 듣기보다 빨리 해결하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여전히 제 경험부터 꺼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예전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제가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냥 "일을 빨리 처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번 멈춰봅니다.
"지금 나는 정말 상대방을 위한 행동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내가 편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걸까?"
이렇게 제 모습을 한 번 바라보게 됐습니다.
저에게는 이 변화가 꽤 컸습니다.
완벽하게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제 모습을 보게 됐기 때문입니다.
다정함이라는 것도 결국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이런 작은 순간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보다 먼저, 상대방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책을 읽고 제가 얻은 것은 다정한 사람이 되는 방법이 아니라, 내가 다정하다고 생각했던 행동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급할 때는 여전히 예전 습관 나오지만, 그냥 지나쳤던 내 모습을 이제는 한 번 바라보게 됐다.
그게 이 책이 나한테 한 일인 것 같습니다.
다정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다정하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 것. 그 작은 변화가 지금은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