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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리뷰 (태도, 공감, 기억)

by 책읽기 프로젝트 매니저 2026. 6. 6.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솔직히 저는 '다정하게 말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다정함이 정확히 뭔지는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말투를 좀 부드럽게 하면 되는 건가, 싫은 소리를 참으면 되는 건가. 그러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좁은 의미로만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다정함은 태도다

일반적으로 다정한 사람이라고 하면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거절을 잘 못하는 순한 사람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꽤 다릅니다.

이 책이 말하는 다정함은 표면적인 언어 표현보다 훨씬 복합적입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 판단을 유보하는 것,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그 상황을 읽어내려는 태도. 이런 것들이 모여 다정함이 됩니다. 저는 누군가의 말을 들으면서 속으로 반박을 준비하고 있던 순간들이 꽤 많았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떠올렸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정함은 꾸며낼 수 없다'는 지점입니다. 진심 없이 흉내만 내는 다정함은 오히려 어색하고, 관계를 더 피상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게 진짜 다정함과 가짜 친절을 가르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정함이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은 심리학에서도 뒷받침됩니다. 비폭력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란 상대를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솔직하게 전달하는 소통 방식입니다. NVC의 핵심도 결국 말보다 태도, 즉 상대를 인간으로 온전히 바라보는 시선에 있습니다.

조언보다 공감

제가 가장 찔렸던 챕터가 바로 공감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누군가 힘들다고 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려 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면 되지 않아?" 라고요. 그게 도움이 되는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건 대부분 해결이 아니라 이해입니다.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다"는 한마디가 열 가지 조언보다 훨씬 깊이 닿는다는 걸, 사실 저도 도움을 받는 입장이 되어봤을 때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주는 쪽이 되면 자꾸 잊어버렸을 뿐이죠.

공감능력(Empathy)이란 단순히 상대의 감정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내적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은 공감을 "상대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동정(Sympathy)과 명확히 다릅니다. 동정이 "저 사람 힘들겠다"고 아래에서 바라보는 것이라면, 공감은 "나도 그 자리에 있어본 사람으로서 그 느낌을 안다"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공감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연구로도 확인됩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조직 내 리더의 공감능력이 높을수록 팀원의 업무 몰입도와 심리적 안전감이 유의미하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나를 지키는 다정함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다정하다는 것이 어느 정도는 자신을 낮추는 일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먼저 베풀면 이용당할 것 같고, 친절하면 만만해 보일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말하는 다정함은 그런 방어를 허무는 게 아닙니다. 자기 경계(Personal Boundary)를 지키는 것과 다정함은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여기서 자기 경계란 자신의 감정, 시간, 에너지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설정하는 심리적·물리적 한계선을 뜻합니다. 자신을 먼저 존중하는 사람만이 타인도 진심으로 존중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 지점이 제게는 가장 위안이 됐습니다. 다정함이 희생이나 소모가 아니라, 내면의 여유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시각. 실제로 제가 가장 다정하게 행동했던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제가 심리적으로 안정적일 때였습니다. 지치고 불안할 때는 오히려 방어적이고 날이 서 있었죠.

자기존중과 대인관계의 질 사이의 상관관계는 심리학적으로도 뒷받침됩니다. 자아존중감(Self-Esteem)이란 자기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대해 갖는 전반적인 평가를 의미하며,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진 사람일수록 방어적 반응이 줄고 타인에게 개방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이겁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일반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면 높은 직위나 뚜렷한 성과를 가진 사람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기준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어려운 순간에 곁을 지켜주는 사람, 자신의 진심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주변에 많은 삶. 그게 어쩌면 더 단단한 성공의 형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책 제목에 '이긴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데, 읽고 나면 오히려 그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이 말하는 본질은 누군가를 이기는 게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에 가깝습니다. 조금 더 깊은 개인적 서사나 구체적인 사례가 있었다면 더 설득력 있었겠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 시기 저에게는 꽤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다정함이라는 주제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고, 읽고 난 뒤 무거운 감정보다 조용한 위안이 남았습니다.

다정함을 실천하고자 할 때 시작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대가 말할 때 끝까지 들은 뒤 반응하기
  • 해결책보다 먼저 감정을 인정해주기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 자신의 감정 상태를 먼저 점검하고 대화에 임하기
  • 감사와 인정의 말을 생략하지 않기

세상을 더 잘 살아가는 방법이 꼭 거창한 전략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 책이 다시 확인시켜줬습니다. 누군가에게 다정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그보다 먼저 나 자신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다시 해봅니다. 오늘 하루 건네는 작은 친절 하나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는 것,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참고: Harvard Business Review, 한국심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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