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마케팅 설계자, 제목에 30분을 쓰게 된 이유

책읽기 프로젝트 매니저 2026. 8. 18. 10:21

목차


    상품 만드는 데 4~5시간, 제목은 5분 만에 정했다

    상품 하나 만드는 데 4~5시간씩 쓰면서 제목은 5분 만에 정했어요. 그때는 그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전혀 안 했어요. 배경을 다시 만들고, 글씨 위치를 바꾸고, 효과를 조금씩 손보는 데는 그렇게 시간을 쓰면서 정작 사람들이 처음 보는 제목은 마지막에 대충 정하고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마케팅 설계자》를 읽다가 제가 하고 있던 일을 다시 보게 됐어요. 생각해보니까 나는 아무도 아직 보지 않은 디자인에는 몇 시간을 쓰면서, 사람한테 처음 보여지는 부분에는 5분만 쓰고 있었던 거예요. 그때부터 예전에 만든 상품들을 다시 열어보기 시작했어요.

    상품 만드는 데 4~5시간 쓴 사람 얘기

    나도 처음에는 상품을 오래 만들면 그만큼 좋은 상품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나 만들 때 4~5시간씩 걸려도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배경을 바꿔보고, 글씨 위치도 조금 옮겨보고, 효과를 넣었다가 빼보고, 며칠 뒤에 다시 보면 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보여서 손을 봤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하나 만드는 데 몇 시간이 들어가는 게 그냥 당연해졌어요.

    그런데 제목은 5분 정도면 정했어요. 상품을 다 만들고 나서 '이름을 뭐라고 하지?' 하고 생각하다가 그냥 알아보기 쉽게 붙였어요. 그때는 제목이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 자체를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좀 이상하죠. 사람한테 보여지는 첫 부분에는 5분을 쓰면서, 아직 아무도 보지 않은 디자인에는 몇 시간을 쓰고 있었으니까요. 나는 좋은 상품을 만들면 사람들이 알아서 알아봐 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만드는 과정에는 계속 신경 쓰면서도, 그 상품을 처음 만나는 사람이 뭘 보게 되는지는 뒤로 미뤘던 거죠.

    《마케팅 설계자》를 읽으면서 이게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책에서 뭔가 대단한 방법을 하나 배웠다기보다, 내가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해왔던 행동을 다시 보게 된 거예요. 상품을 만드는 시간과 사람들이 그 상품을 처음 보는 시간은 전혀 다른데, 나는 그걸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퍼널 읽다가 멈춘 이유

    책에서 퍼널에 대한 내용을 읽다가 갑자기 제가 만든 상품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읽던 걸 잠깐 멈추고 제 상품 페이지를 다시 열어봤어요. 평소에는 내가 만든 상품이니까 그냥 익숙하게 봤는데, 그날은 처음 보는 사람처럼 한번 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막상 그렇게 보니까 좀 이상했어요. 내가 만들었다는 건 잘 보이는데, 왜 이걸 봐야 하는지는 잘 안 보이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이 상품을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고 있잖아요. 몇 시간을 들였는지도 알고 있고, 어떤 부분을 고민했는지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이 상품이 꽤 많은 의미가 있는데,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그게 보일 리가 없더라고요.

    그걸 생각하니까 예전에 제목을 5분 만에 정했던 것도 다시 보였어요. 나는 이미 상품을 너무 많이 알고 있으니까 제목을 대충 봐도 무슨 상품인지 알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은 내가 아는 만큼 알고 들어오지 않잖아요.

    그래서 제목 하나를 다시 써봤어요. 처음에는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30분 넘게 걸렸어요. 쓰고 지우고, 다시 써보고, 또 이상해서 지우고 그랬어요. 사실 제목 하나 가지고 이렇게 오래 고민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때 좀 웃겼어요. 상품은 4~5시간씩 만들면서 제목은 5분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내가, 막상 제목을 제대로 보려고 하니까 30분이 넘게 걸린 거니까요.

    마케팅 기술 책이 아니라, 내 행동이 이상했다는 발견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내가 뭔가 새로운 마케팅 기술을 익혔다고 말하기는 좀 애매해요. 오히려 반대에 가까워요. 책을 읽다가 내가 지금까지 하고 있던 행동이 이상했다는 걸 발견한 것에 가까웠어요.

    그 30분이 그걸 실제로 확인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때는 그냥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상품을 보게 되는구나'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내가 만든 상품을 다시 열어놓고 제목을 바꿔보니까 이야기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상품을 만드는 사람인 내가 만족하는지가 중요했어요. 그런데 그날은 내가 만든 사람이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그러니까 제목부터 설명까지 다시 보이더라고요. '내가 뭘 만들었는지'는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정작 '그래서 이걸 왜 봐야 하지?'에 대한 답은 약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아쉬울 것 같아요. 물론 그런 내용도 있겠지만, 저한테 더 오래 남은 건 제가 하는 일을 다른 위치에서 한번 바라보게 된 거였어요.

    특히 뭔가를 직접 만들어서 팔아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져주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나도 처음에는 '상품이 괜찮은데 왜 안 팔리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면 보통 상품을 더 고치려고 하잖아요. 나도 그랬고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상품을 더 고치기 전에 사람이 처음 이걸 봤을 때 뭘 느끼는지부터 한번 보게 됐어요.

    아직 이걸로 매출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건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다만 예전처럼 4~5시간 들여서 상품을 만들고 제목은 5분 만에 끝내지는 않게 됐어요. 이제는 제목을 쓰다가도 한번 멈춰요. 내가 만든 사람이라서 당연히 아는 걸, 처음 보는 사람도 정말 알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됐어요.

     

     

    마케팅 처음 배우는 사람보다, 만들어봤는데 왜 관심 안 가지는지 모르겠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나도 만들기 전에는 몰랐는데, 직접 몇 시간씩 만들어보고도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는 걸 겪어보니까 책에서 하는 말이 조금 다르게 들어왔어요. 그래서 이미 뭔가를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자기 상품을 한번 다시 열어보게 될 것 같아요. 나처럼 제목 하나를 5분 만에 정하고 넘어갔던 사람이라면 더 그럴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