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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보낸 날도 마지막엔 "아직 멀었네" 한 마디로 끝났음

    열심히 보낸 날도 마지막엔 "아직 멀었네"라는 생각으로 끝났습니다.

    이게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한 시점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40대가 되고 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더 심해졌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뭔가를 해냈을 때는 그 순간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일을 마무리했을 때도 그렇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도 "그래도 내가 해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달라졌습니다.

    하나를 끝내면 만족하는 게 아니라 바로 다음 부족한 부분이 보였습니다.

    "이건 했는데 아직 이것도 해야 하는데."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직 갈 길이 멀었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분명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는데, 마지막에 하루를 돌아보면 잘한 것보다 못한 것만 먼저 보였습니다.

    공부를 한 날도 그랬고, 새로운 걸 찾아본 날도 그랬습니다.

    시간을 내서 뭔가를 했다는 사실보다, 아직 결과로 이어지지 않은 부분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현재보다 미래를 더 많이 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보다, 앞으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에 집중했습니다.

    계속 앞으로 가려고만 했지, 내가 어디까지 왔는지는 잘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미세 행복 도감』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그 부분이었습니다.

    행복이라는 게 특별한 순간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이미 지나가고 있는 순간을 제대로 보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는 항상 더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지금 하고 있는 작은 변화나, 그냥 지나가는 하루의 의미는 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행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책이라기보다, 내가 왜 이렇게 계속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1 — 40대 복학생, 열심히 해도 "아직 멀었네"

    40대에 다시 학교에 들어간다는 결정을 하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처음에는 마음이 조금 복잡했습니다.

    그동안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맡은 일을 처리하면서 살아왔는데 갑자기 내가 하루의 방향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시간은 생겼는데 오히려 마음은 편하지 않았습니다.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었고, 계속 생각만 많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40대에 대학 성인반에 들어간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내가 지금 시작하는 게 맞을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고민만 하고 있는 시간이 오히려 더 답답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가 된 다음에 시작하려고 하면 계속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시작했습니다.

    처음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는 어색했습니다.

    주변에는 저보다 어린 학생들이 많았고, 저는 그 안에서 조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하나씩 해나가다 보니까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내가 왜 여기 와 있는지,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그런데도 한동안 저는 계속 결과만 보고 있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했으면 빨리 뭔가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았고, 새로운 방향을 정했으면 바로 성과가 보여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하루를 열심히 보내도 마지막에는 항상 비슷한 생각으로 끝났습니다.

    "그래도 아직 멀었네."

    분명 공부도 했고, 알아본 것도 있고,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었는데 제가 보는 기준은 항상 미래에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온 길보다 앞으로 남은 길을 더 크게 봤습니다.

    『미세 행복 도감』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올랐던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나는 계속 앞으로 가려고만 했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는 잘 보지 않았구나.

    40대에 다시 학생이 된 것도, 새로운 걸 배우기 위해 시간을 쓰고 있는 것도 사실 예전의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결과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강의실에 앉아 있는 것, 모르는 내용을 배우는 것, 다시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도 지금의 나에게는 하나의 변화였습니다.

    2 — 캠퍼스에서 배운 것, 20대 학생한테서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솔직히 제가 도움을 주는 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오래 했고, 회사에서도 여러 가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조별 과제를 하더라도 제가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먼저 경험한 내용을 이야기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같이 과제를 해보니까 생각과 달랐습니다.

    오히려 제가 배울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조별 과제를 하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저는 처음부터 구조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목표를 정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보고, 어떻게 실행할지 순서를 잡으려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던 방식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처음부터 답을 정하려고 하지 말고, 사람들이 어떤 불편을 느끼는지부터 더 찾아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생각했던 방향과 조금 달랐습니다.

    속으로는 "결국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데"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니까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보였습니다.

    저는 경험이 있으니까 빠르게 답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게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너무 빨리 답을 정해버리면 다른 가능성을 볼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제가 배우는 게 더 많았습니다.

    20대 학생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정해진 기준 없이 여러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경험 때문에 현실적인 판단을 빨리 했고, 그 학생은 경험이 적어서 더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있었습니다.

    누가 맞고 틀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조금 편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이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있는 게 어색했고, 내가 너무 늦게 시작한 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조별 과제를 하나 마치고 나니까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구나."

    그걸 처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꼭 누군가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배우러 온 사람이고, 나이가 다르다고 해서 항상 가르치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때부터 학교라는 공간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3 — 쉬는 시간에도 다음 일 생각하던 사람

    예전에는 쉬는 시간이라는 걸 제대로 쉬는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몸은 잠깐 멈춰 있어도 머릿속은 계속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잠깐 커피를 마시거나, 앉아서 쉬고 있어도 "이 다음에는 뭘 해야 하지", "이걸 언제까지 준비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계속 있었습니다.

    쉬고 있는 순간에도 다음 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열심히 사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있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던 시기에는 그런 마음이 더 강했습니다.

    시간이 자유로워졌다는 건 좋았지만, 반대로 그 시간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게 됐습니다.

    하루 동안 뭔가 많이 한 것 같은데도 저녁이 되면 "그래서 오늘 뭐가 달라졌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공부도 했고, 자료도 찾아봤고, 앞으로 할 일을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으니까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를 보내는 기준도 점점 결과 중심이 됐던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으면 괜찮은 하루였고, 그렇지 않으면 부족한 하루라고 생각했습니다.

    『미세 행복 도감』을 읽으면서 이 부분을 많이 돌아봤습니다.

    책을 읽고 달라진 건 행복한 일을 더 많이 만든 게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미 지나가고 있던 순간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학교 가는 길도 그냥 이동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업을 듣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40대에 다시 공부하러 가는 내 모습 자체가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장면이었습니다.

    강의실에 앉아 새로운 내용을 배우는 것도, 모르는 걸 찾아보는 것도, 과제를 고민하는 것도 지금 아니면 경험하지 못할 순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처럼 모든 순간을 다음 목표를 위한 과정으로만 보지는 않게 됐습니다.

    잠깐 멈추는 시간도 내 삶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행복은 뭔가를 더 얻었을 때만 생기는 게 아니라, 이미 하고 있는 일을 다르게 바라보는 데서도 시작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 퇴사 후 방황, 사실 방향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회사를 그만둔 뒤 가장 힘들었던 건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생겼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랐던 순간들이었습니다.

    회사를 다닐 때는 힘들어도 정해진 역할이 있었습니다.

    출근하면 해야 할 일이 있었고, 하루의 일정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나오고 나니까 모든 선택을 제가 해야 했습니다.

    무엇을 공부할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지금 하고 있는 준비가 맞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자유로워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경험해보니까 자유라는 게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게 오히려 부담이 될 때가 있었습니다.

    특히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마음이 더 조급해졌습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괜히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때는 그 시간을 방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남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그 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생각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멋있었던 건 아닙니다.

    하루 종일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못 한 날도 있었고, 결정을 미루면서 시간을 보낸 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가 끝난 다음 시작하려고 했다면 아마 아직도 고민만 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그냥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답을 찾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계속 고민만 하는 것보다 한 걸음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40대에 다시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늦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늦은 시작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시점에 시작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미세 행복 도감』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도 비슷했습니다.

    그때는 불안했던 시간,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사실은 내가 방향을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가 생긴 뒤에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결과를 향해 가는 과정 안에서도 내가 어떤 순간을 보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예전에는 빨리 지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지금은 제 삶에서 하나의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는 답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불안해했고, 빨리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봅니다.

    아직 모든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고민하고 움직였던 시간도 내 삶에서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눈앞의 결과만 보려고 하기보다, 오늘 내가 하고 있는 작은 선택과 변화를 조금 더 바라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