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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의 쓸모, 같은 글을 다시 쓰며 알게 된 것

책읽기 프로젝트 매니저 2026. 8. 21. 08:13

목차


    배우는 건 좋아했는데 반복하는 건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아요

    배우는 건 좋아했는데 반복하는 건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걸 알게 되는 건 재밌었어요. 책을 찾아보고, 방법을 찾아보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도 찾아보는 건 잘했는데 막상 그걸 계속 해보는 순간부터는 조금 지루해졌어요.

    뭔가를 몇 번 해보고 나면 또 다른 방법이 궁금해졌고, 그걸 나는 발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반복의 쓸모》를 읽다가 그게 꼭 발전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익숙해지는 구간을 너무 빨리 지나가려고 했던 건 아닐까. 그걸 그때 처음 제대로 생각해봤어요.

    배우는 건 좋아했는데 반복은 싫었다

    나는 뭔가를 배우는 과정은 꽤 좋아했어요. 처음 접하는 내용이면 궁금한 것도 많고, 이것저것 찾아보는 것도 재밌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정도 알게 되고 나서 같은 걸 계속 해보는 순간부터는 좀 답답했어요. 처음에는 재미있던 것도 몇 번 반복하면 갑자기 다른 게 궁금해졌고요.

    그러다 보니 익숙해지는 구간을 내가 너무 빨리 건너뛰었던 것 같아요. 조금 해보고 나면 '이 정도면 알겠어'라고 생각하고 다른 방법을 찾았어요. 사실 제대로 익숙해진 것도 아닌데요.

    나는 그동안 새로운 걸 찾는 걸 발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책을 읽고, 새로운 방법을 알아보고, 새로운 걸 시도하면 계속 앞으로 가는 느낌이 있었어요. 반대로 같은 걸 반복하는 건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졌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내가 피했던 건 반복 자체라기보다, 처음의 재미가 사라지고 나서도 계속해야 하는 그 구간이었던 것 같아요. 뭔가 배우고 있다는 느낌도 별로 없고, 당장 달라지는 것도 잘 안 보이는 그때요. 그걸 그냥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걸 찾아갔던 거죠.

    반복의 쓸모, 새로운 걸 찾는 게 발전이 아니었다

    이걸 글 쓰면서 좀 더 확실하게 느꼈어요. 처음 쓴 글을 며칠 뒤에 다시 봤는데, 처음에는 그냥 괜찮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읽으니까 이상한 부분이 보였어요.

    문장이 너무 길기도 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 번 했는데 또 비슷하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글을 더 잘 쓰려면 뭔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잘 쓰는 사람의 글도 찾아보고, 다른 방식으로 써볼까도 생각했고요.

    그런데 그냥 같은 글을 다시 써봤어요.

    두 번째 글을 쓸 때는 신기하게도 처음부터 어디를 고쳐야 할지가 조금 보였어요. 첫 번째에는 그냥 '뭔가 이상한데?' 정도였는데, 두 번째에는 '아, 여기서 말을 너무 많이 했구나'가 보이는 거예요. 빼야 할 문장도 보였고요.

    그때 조금 이상했어요. 내가 새로운 방법을 하나 더 배운 것도 아닌데 글을 보는 눈이 아주 조금 달라져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내가 새로운 걸 찾는 걸 발전이라고 생각했던 게 꼭 맞는 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아직 익숙해지지도 않은 걸 너무 빨리 바꾸고 있었던 거죠.

    처음에는 '이 방법이 나랑 안 맞나?' 싶었던 것도 사실은 몇 번 더 해보면 내가 어디에서 막히는지 알 수 있었을 텐데, 그 전에 다른 방법을 찾아버렸던 것 같아요.

    반복 후 달라진 것, 처음에는 안 보이던 게 보이기 시작했다

    반복한다고 해서 갑자기 실력이 확 늘어난 건 아니었어요. 그런 건 아니고, 처음에는 안 보이던 게 조금씩 보이는 정도였어요.

    그게 오히려 기억에 남아요.

    처음 쓴 글을 다시 쓰면서 문장 하나가 어색하다는 걸 발견하고, 그다음에는 내가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 또 나중에는 처음부터 '여기는 조금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반복하면 똑같은 일을 또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보여요. 반복은 복사가 아니라 처음에는 안 보이던 걸 발견하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글을 다시 봐도 내가 보는 게 달라져 있으면 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부분이 눈에 들어오니까요. 글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비슷할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데, 한번 해보고 다시 해보면 적어도 어디가 이상한지는 조금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뭔가가 마음에 안 든다고 바로 다른 방법을 찾지는 않으려고 해요. 물론 새로운 걸 찾아보는 건 여전히 좋아해요. 그건 지금도 똑같아요. 다만 예전처럼 새로운 게 무조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게 됐어요.

    어떤 날은 그냥 같은 걸 한 번 더 해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에는 별 변화가 없는 것 같아도, 한 번 더 보고 또 해보면 아주 작은 차이가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게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내가 실제로 확인한 반복의 쓸모였어요. 반복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걸 다시 했을 때 어제까지 안 보이던 게 오늘은 조금 보일 수 있다는 것. 그 정도가 지금의 나한테는 꽤 크게 남아 있어요.

     

     

    새로운 걸 찾는 게 무조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어요. 요즘은 뭔가 잘 안 풀리면 바로 다른 방법부터 찾기보다, 지금 하고 있는 걸 한두 번 더 해봐요.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안 보였던 게 하나라도 보일 수 있다는 걸 직접 겪어봐서, 일단 조금 더 반복해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