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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는 상황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책 읽다가 알아차린 것
책을 읽다가 잠깐 멈췄어요. 나는 돈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한쪽만 보고 있었던 거예요. 돈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지, 돈을 더 벌어야 하는데, 지금보다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작 돈이 많아졌을 때 나는 뭘 하고 싶은지,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지는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때 좀 이상했어요. 평소에는 돈 이야기를 꽤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생각을 들여다보니까 ‘없으면 안 된다’는 쪽에만 생각이 몰려 있었던 거죠. 돈이 부족한 상황은 구체적으로 떠오르는데 돈이 충분한 상황을 생각하려니까 갑자기 막막했어요.
그러다보니 책 내용을 계속 읽기보다 그 생각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를 못했어요. ‘나는 돈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사실 돈이 없는 상황만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 싶었어요. 그게 처음으로 좀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앞서 인터뷰에서 나온 흐름을 그대로 이어서, 설명을 덧붙이기보다 메모장에 실제로 적어보면서 막힌 장면 → 그걸 계기로 부러움의 대상을 다시 생각하게 된 과정으로 작성하겠습니다.
돈 생각, 돈이 없는 쪽만 하고 있었다
책을 읽다가 내가 돈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평소에 돈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니까 돈이 없는 상황만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번 달에 돈이 얼마나 나갈지, 더 벌어야 하는데, 조금만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식이었어요.
반대로 돈이 충분한 상황을 생각해보려고 하니까 별로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그냥 돈이 많으면 좋겠다는 정도였어요. 그때 좀 멈칫했어요. 내가 돈을 원한다고 계속 말하면서 정작 돈이 많아진 다음의 모습은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거죠.
사실 그전에는 이런 걸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요. 돈이 없으면 당연히 걱정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계속 부족한 쪽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리고 나니까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나는 돈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돈이 부족한 상황을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책을 그냥 읽기만 하기가 좀 어려워졌어요. 내용 하나를 읽고 나면 나한테도 비슷한 게 있나 생각하게 됐거든요. 뭔가 대단한 깨달음이라기보다는,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내 생각을 처음으로 붙잡아본 느낌이었어요.
메모장에 적으려다 '많이 벌면 좋겠다'에서 막힌 것
그래서 한번 적어봤어요. 내가 돈을 왜 많이 벌고 싶은지 휴대폰 메모장에 써보려고 했어요. 사실 별로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평소에도 ‘돈을 더 벌고 싶다’는 말을 했으니까 이유도 당연히 몇 가지는 나올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메모장을 열고 쓰려고 하니까 이상하게 손이 안 움직였어요. 처음에는 그냥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적었어요. 그리고 그다음에 ‘왜?’라고 적었는데 거기서 막혔어요.
‘많이 벌면 좋겠다.’
결국 계속 그 정도에서 머물렀어요. 얼마를 벌고 싶은지도 정확하게 모르겠고, 왜 그 정도가 필요한지도 모르겠고, 돈이 많아지면 구체적으로 뭘 하고 싶은지도 잘 안 떠올랐어요. 평소에는 돈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고 느꼈는데 막상 적어보니까 내가 알고 있는 게 생각보다 별로 없더라고요.
그게 좀 당황스러웠어요. 머릿속에서는 분명히 돈에 대한 생각이 많은데, 글로 꺼내놓으려고 하니까 ‘많이 벌면 좋겠다’ 하나만 남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내가 돈에 대해 생각했다기보다는 돈이 부족하다는 느낌만 반복해서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었어요.
그 메모를 바로 지우지는 않았어요. 그냥 놔뒀어요. 다음 날 다시 봤는데 좀 웃기기도 했어요.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이유를 적어보라고 하니까 세 줄도 제대로 못 채운 거잖아요.
그때부터 돈에 대한 생각을 그냥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라고 끝내지 않게 됐어요. 뭔가 생각이 들면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를 한 번 더 보게 됐어요. 아직도 매번 답을 찾는 건 아니에요. 그냥 예전에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다는 게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내가 부러웠던 건 돈 숫자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상황
그러고 나서 또 하나 생각해보게 된 게 있었어요. 나는 돈이 많은 사람을 보면 부럽다고 생각한 적이 꽤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부러움도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꼭 통장에 숫자가 많은 게 부러운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부러웠던 건 시간에 쫓기지 않고 뭔가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더 가까웠어요. 뭘 하나 결정할 때마다 돈부터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것,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이걸 해도 되나?’부터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리고 시간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걸 계속 미루지 않아도 되는 것 같은 거요.
그걸 생각하고 나니까 좀 묘했어요. 나는 계속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가 부러워했던 건 돈 자체가 아니라 돈으로 만들어지는 생활이었던 거죠.
예전에는 누군가를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면 그냥 ‘돈이 많아서 부럽다’고 생각하고 끝났어요. 그런데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한번 해보고 나니까 그 뒤로는 조금 다르게 보게 됐어요. 내가 지금 부러운 게 정확히 뭔지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거예요.
물론 그렇다고 돈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에요. 오히려 돈이 있으면 선택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는 생각은 더 분명해졌어요. 다만 예전처럼 돈의 액수만 생각하지는 않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걸리는 게 있었어요. 그러면 내가 돈이 많아지면 정말 내가 원하는 생활을 하게 될까 하는 거였어요. 예전에는 돈만 많아지면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책을 읽고 나서는 그 생각도 그냥 믿고 넘어가기가 좀 어려워졌어요.
돈이 많아지면 지금보다 편해질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돈이 많아지면 정말 달라질까?’라는 생각을 먼저 해보게 됐어요. 아직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돈만 많아지면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