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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일주일에 서너 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냥 시간을 흘려보냈다. 꼭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었어요. 밥도 먹고, 이것저것 볼 일도 보고, 휴대폰도 보고, 잠깐 쉬기도 했어요. 그런데 하루가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 내가 정작 하려고 했던 일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처음에는 그냥 시간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어요. 하루가 바쁘게 지나가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시간이 없었던 날만 그런 것도 아니었어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 있다가 해야지' 하고 미루다가 어느 순간 시간이 애매해지는 날이 더 많았어요.

    특히 휴대폰을 잠깐 보는 게 문제였어요. 진짜 잠깐만 보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보다 보면 시간이 지나 있었고, 그때부터는 또 하기 싫어졌어요. 그렇다고 편하게 쉰 것도 아니었어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 계속 있으니까 마음 한쪽이 불편했어요. 그냥 쉬었으면 차라리 괜찮았을 텐데, 쉬면서도 계속 생각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하루를 바쁘게 보냈는데도 뭔가 허전한 날이 생겼어요. '오늘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또 그렇게 말하기에는 중간중간 내가 그냥 흘려보낸 시간이 있었고요.

    그때 《부자의 언어》를 읽게 됐어요. 처음에는 제목 때문에 돈이나 부자가 되는 이야기를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까 오히려 내가 하루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가 자꾸 생각났어요.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새로운 시간 관리 방법을 배웠다기보다는, 나는 정말 시간이 없는 건지, 아니면 내 시간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제대로 보고 있지 않은 건지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게 좀 찔렸어요. 나는 계속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내 하루를 떠올려보니까 꼭 그렇지만은 않았으니까요.

    1 — 시간 부족이 아니라, 어디에 쓰는지 몰랐던 것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생각한 건 내가 계속 시간을 핑계처럼 쓰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거였어요. 정말 시간이 없는 날도 있었겠지만, 매일 그런 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뭔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으면 그냥 “오늘은 시간이 없었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어요.

    가만히 하루를 떠올려보니까 그 사이에 자잘하게 시간을 쓴 게 꽤 많았어요. 휴대폰을 조금 보기도 하고, 별로 급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하기도 하고, 그냥 잠깐 쉬었다가 해야지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 순간에는 각각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런데 하루가 끝나고 보면 그런 시간이 모여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그 시간을 전부 없애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에요. 나도 쉬어야 할 때는 쉬어야 하니까요. 다만 내가 시간을 어디에 썼는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계속 시간이 부족하다고만 생각했던 건 조금 다르게 보였어요.

    특히 이상했던 건 바쁘게 움직인 날에도 꼭 중요한 일을 한 건 아니라는 거였어요. 하루 종일 뭔가를 한 것 같은데 정작 처음에 하려고 했던 일은 못 한 날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바쁘다는 것과 시간을 잘 썼다는 게 같은 말은 아니구나 싶었어요.

    책을 읽기 전에는 시간이 부족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로는 하루를 보면서 한 번씩 생각하게 됐어요. 정말 시간이 없는 건가, 아니면 내가 어디에 쓰고 있는지 제대로 안 보고 있는 건가. 이 질문 하나가 생각보다 오래 남았어요.

    2 — 책 읽고 바꾼 것, 10분 먼저 하고 휴대폰 보기

    그래서 실제로 뭔가 하나 바꿔보려고 했어요. 거창하게 계획표를 만들거나 하루를 시간별로 쪼개서 관리한 건 아니고요. 그냥 해야 할 일이 생각났을 때 10분만 먼저 해놓고 휴대폰을 보자고 했어요.

    처음부터 잘됐던 건 아니에요. 평소처럼 휴대폰을 먼저 집어든 날도 있었고, 10분 하려고 앉았다가 금방 다른 걸 하고 싶어진 날도 있었어요. 그래서 이것도 며칠 하다가 그만둘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10분이라도 먼저 해놓고 나면 마음이 좀 달랐어요.

    일을 다 끝낸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아예 안 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게 생각보다 마음을 편하게 해줬어요. 예전에는 해야 할 일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쉬는 동안에도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조금이라도 시작해놓으면 휴대폰을 볼 때도 전보다 덜 찝찝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시간을 보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어요. 전에는 오후가 되면 “오늘 시간이 얼마나 남았지?”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남은 시간을 계산하고, 그 시간 안에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또 늦어지기도 했고요.

    요즘은 가끔 “오늘 내가 먼저 하고 싶은 건 뭐지?” 하고 생각해요. 똑같은 질문 같지만 나한테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어요. 남은 시간을 확인하는 것보다 먼저 하고 싶은 일을 하나 정해놓으면 일단 시작하기가 조금 편했어요.

    물론 10분 한다고 항상 일이 잘 풀리는 건 아니에요. 10분 하고도 하기 싫은 날이 있고, 그냥 쉬어버리는 날도 있어요. 그래도 예전처럼 하루가 다 지나가도록 아무것도 못 했다는 느낌은 조금 줄었어요. 나한테는 그 정도 변화도 꽤 컸어요.

    3 — 그래도 "시간 관리가 잘돼"라고는 못 하겠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내가 시간 관리를 잘하게 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아니고, 여전히 시간을 애매하게 흘려보내는 날이 있어요.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휴대폰을 보고 있을 때도 있고요.

    그래서 누가 이 책을 읽으면 시간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하면 나는 그렇게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나한테도 책을 덮은 다음 날부터 갑자기 생활이 달라진 건 아니었으니까요.

    오히려 책을 읽고 나서 불편했던 건, 예전에는 그냥 지나갔을 행동을 내가 조금 의식하게 됐다는 거예요. 휴대폰을 보면서도 '지금 정말 쉬고 있는 건가?' 생각하게 되고, 해야 할 일을 계속 미루고 있으면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그냥 시작을 안 한 건가?' 싶을 때도 있어요.

    그렇다고 매번 답을 찾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한번 생각하고 다시 휴대폰을 볼 때도 있어요. 예전과 똑같이 시간을 보내는 날도 분명히 있고요.

    그런데 책에서 말하는 방향과 내가 실제로 사는 방식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게 오히려 계속 생각났어요. 책에서는 시간을 제대로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크게 느껴졌는데, 내 생활에서는 결국 휴대폰을 보기 전에 10분 먼저 해보는 정도밖에 못 했거든요.

    처음에는 그게 너무 작은 변화인가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꼭 크게 바꿔야만 달라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나는 내가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걸 예전보다 빨리 알아차리게 됐으니까요. 그리고 그때마다 완벽하게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지금 나는 뭘 하고 있지?” 하고 한번 멈춰보게 됐어요.

     

     

    책에서 말하는 방향과 실제 사는 방식 사이 간격 때문에 책 덮고도 계속 생각하게 됐어요. 오히려 그 차이가 있어서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게 뭔지 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하루를 완벽하게 관리하려고 하기보다는,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일단 10분 먼저 해보고 나서 쉬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