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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생각한다고 느꼈는데 메모장엔 세 줄, 다음날 보니 웃겼다
나는 돈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고 느꼈는데, 메모장을 열어보니까 세 줄이었다. 처음에는 그게 좀 웃겼어요. 평소에도 돈을 더 벌어야겠다, 지금보다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중에는 이렇게 해보고 싶다 같은 생각을 자주 했으니까 당연히 내가 돈에 대해 꽤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를 읽으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한번 적어보려고 하니까 손이 잘 안 움직였어요.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할 때는 별로 어렵지 않았어요. 돈이 많았으면 좋겠고,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쉽게 나오니까요.
그래서 휴대폰 메모장을 열고 한번 적어봤어요. 처음에는 금방 여러 줄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적다 보니까 세 줄 정도에서 멈췄어요. '얼마가 필요한지', '왜 그 돈이 필요한지', '그 돈이 생기면 뭘 하고 싶은지' 같은 걸 적으려고 하니까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때는 그냥 메모장을 닫았어요. 뭐 대단한 걸 적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생각보다 안 써지니까 좀 이상했어요. 다음날 다시 봤는데 더 웃겼어요. 내가 돈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글자로 남아 있는 건 정말 몇 줄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돈에 대한 생각'이라는 것도 다시 보게 됐어요. 나는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는데, 정작 얼마가 필요한지, 왜 필요한지까지 생각한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머릿속에서는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막상 적어보니까 내가 생각한 것만큼 구체적인 생각은 아니었던 거죠.
그게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조금 찝찝하게 느껴졌어요. 책 내용이 어렵거나 이해가 안 돼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걸 직접 적어보니까 내가 뭘 알고 있는지, 뭘 모르고 있는지가 보였어요. 그래서 그날 이후로 책에서 말하는 내용보다도 그 세 줄이 자꾸 기억에 남았어요.
1 —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방법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처음에는 이 책이 제목 그대로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생각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세웠는지 그런 내용이 중심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읽다 보니까 내가 예상했던 방향하고 조금 달랐어요.
물론 돈이나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나는 오히려 그걸 읽으면서 내 생각을 자꾸 들여다보게 됐어요. 특히 내가 평소에 “돈을 더 벌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뭘 원하는지는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좀 이상했어요.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쉽게 했어요. 그런데 '왜 돈이 많았으면 좋겠는데?'라고 물으면 바로 답이 안 나왔어요. 얼마가 필요한지도 정확하지 않았고, 그 돈이 생겼을 때 뭘 하고 싶은지도 선명하지 않았어요.
그때 좀 당황스럽더라고요. 나는 평소에 돈에 대한 생각을 꽤 많이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하나씩 꺼내보려고 하니까 생각보다 빈 곳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 책이 나한테는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내가 뭘 원하는지 다시 물어보게 만든 책으로 남았어요. 책을 읽기 전에는 돈이 많아지는 방법을 생각했다면, 읽고 나서는 '나는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거지?'라는 질문을 더 오래 붙잡고 있었어요.
2 — 메모 후기, 정리가 아니라 모르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실제로 휴대폰 메모장을 열고 한번 적어봤어요. 처음에는 적다 보면 생각이 정리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머릿속에 있는 걸 글로 옮기면 내가 원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나올 줄 알았고요.
그런데 막상 적어보니까 반대였어요. 정리가 되는 게 아니라 내가 뭘 모르는지가 먼저 보였어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얼마를 원하는지는 모르겠고, 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왜 좋은지는 또 애매했어요. 그냥 생각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글자로 하나씩 적으려고 하니까 빈칸이 생기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에는 세 줄 정도밖에 못 썼어요. 다음날 다시 읽어보니까 좀 웃겼어요. 평소에는 돈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고 느꼈는데, 막상 남겨놓은 건 세 줄이었으니까요.
그때 내가 생각했던 돈이라는 것도 조금 다르게 보였어요. 나는 돈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의 삶을 부러워한 건 아닐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냥 돈이 많다는 상태 자체를 부러워했던 것에 가까웠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가 나보다 좋은 차를 타고 있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이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내가 정말 그 차가 필요한 건지, 그 사람처럼 살고 싶은 건지는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걸 메모장에 적어보면서 처음 알았어요. 적는다고 생각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그냥 지나쳤던 생각들이 튀어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 세 줄이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한동안 기억에 남았어요.
3 — 부러운 것과 원하는 것, 같은 말이 아니구나
그 뒤로 돈에 대한 생각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됐어요. 예전에는 누군가 잘사는 모습을 보면 그냥 부러웠어요. 나도 돈이 많았으면 좋겠고, 나도 저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어요.
그런데 한번 적어보고 나니까 그 둘을 구분하게 되더라고요. 부러운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구나.
생각해보면 나는 다른 사람의 결과를 보고 부러워한 적은 많았는데, 그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까지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었어요. 그냥 눈에 보이는 부분만 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내가 원하는 걸 하나씩 적어보니까 조금 달랐어요. 꼭 누군가처럼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돈 때문에 계속 계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조금 넓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걸 알고 나니까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말도 예전처럼 막연하게 들리지는 않았어요. 아직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다만 예전처럼 남들이 가진 걸 보면서 무조건 나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게 됐어요.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많이 남은 것도 이 부분이에요. 읽으면 부자가 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나한테 이 책은 부자가 되는 결과를 바로 만들어준 책이라기보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적어보게 만든 책에 가까웠어요.
그리고 그 질문을 한번 해보고 나니까, 예전처럼 그냥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고 말하고 지나가기가 조금 어려워졌어요. 그 말을 하고 나면 속으로 한번 더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나는 정확히 뭘 원하는 건데? 하고요.
읽으면 부자 된다고 안 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적어보게 만든 책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정작 왜 필요한지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나처럼 남들이 가진 걸 보면서 부러워했던 것과 내가 진짜 원하는 걸 한번 구분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으면서 생각할 게 꽤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