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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에 4~5시간, 20장 만들고도 100장 채울 때까지 안 올렸어요.
그때는 나도 내가 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 장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하루에 몇 장씩 뽑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고, 20장까지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해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리는 건 계속 미뤘어요.
처음에는 100장 정도는 있어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20장 가지고 올리면 뭔가 부족해 보일 것 같았고, 조금만 더 만들면 더 괜찮아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계속 만들었어요.
그런데 《시작의 기술》을 읽으면서 그때 내가 정말 준비가 부족했던 건지, 아니면 그냥 시작하는 걸 미루고 있었던 건지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준비하고 있는 것과 시작하지 않는 걸 조금 헷갈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배경화면 판매, 한 장에 4~5시간씩 20장
한 장을 만드는 데 4~5시간 정도 걸렸어요. 그러다 보니 20장을 만들고 나니까 나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에 몇 장씩 금방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디자인 하나 정하고 문구 고르고 수정하다 보면 시간이 계속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20장을 만들어놓고도 올리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조금만 더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30장 정도는 있어야 하나 싶다가, 또 생각해보면 50장은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러다 결국 100장이라는 숫자를 정해놓게 됐어요.
100장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나니까 그 전에는 뭔가 시작한 것 같지가 않았어요.
20장을 만들었는데도 아직 준비 중인 사람 같았어요. 내가 실제로 판매를 시작한 것도 아니고, 누가 이걸 사줄지 확인한 것도 아니니까 그냥 계속 만드는 단계라고 생각했던 거죠.
지금 생각하면 조금 이상해요. 이미 20장을 만들었고, 한 장에 몇 시간씩 썼는데도 나는 그걸 '시작'이라고 인정하지 않았어요. 100장을 다 만들면 그때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계속 작업은 하고 있었는데, 정작 내가 궁금했던 건 하나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내가 만든 것 중 어떤 게 괜찮은지, 설명이나 썸네일에서 부족한 게 뭔지 같은 건 올려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도 나는 계속 만들고 있었어요.
시작의 기술이 찌른 것, 올려봐야 알 수 있는 것
《시작의 기술》을 읽으면서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게 그 부분이었어요. 내가 100장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가 정말 준비를 완벽하게 하기 위해서였는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사실 100장을 만든다고 해서 내가 판매를 잘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어요. 오히려 100장을 다 만들어놓고 나서야 '이 방향이 맞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나는 그걸 확인하는 것보다 100장을 만드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30장이 되면 그냥 올리자고 정했어요.
그때도 마음이 아주 편했던 건 아니에요. 30장밖에 없는데 괜찮을까 싶었고, 너무 적어서 별로라고 생각하면 어떡하나 싶기도 했어요. 그래도 계속 100장만 바라보고 있으면 똑같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30장까지 만들고 올렸어요.
막상 올리는 건 생각보다 금방이었어요. 그런데 그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별 생각을 다 했던 것 같아요. '조금 더 만들고 할까', '이 정도면 부족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은 더 많이 만들어놓고 시작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그런데 올리고 나니까 오히려 머릿속이 조금 조용해졌어요.
이제는 계속 '언제 올리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때부터 내가 뭘 더 해야 하는지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100장을 만들기 전에는 그냥 숫자만 보고 있었는데, 30장을 올리고 나니까 실제로 내가 만든 것들을 한꺼번에 보게 됐어요.
그 차이가 생각보다 컸어요.
준비가 부족한 건가, 시작하기 싫은 건가
올리고 나서 제일 먼저 보였던 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었어요.
비슷한 느낌의 디자인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보였어요. 만들 때는 하나하나 다른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는데, 30장을 한꺼번에 놓고 보니까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때 조금 웃겼어요.
100장을 만들고 나서 이걸 발견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었어요.
나는 100장을 만들면 준비가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30장을 올리고 나서야 다음에 뭘 고쳐야 하는지 보였으니까요.
그때 《시작의 기술》을 읽으면서 계속 떠올랐던 질문이 있어요.
내가 정말 준비가 부족한 건가, 아니면 시작하기 싫어서 준비를 더 하고 있는 건가.
둘은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더라고요.
나도 계속 작업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미루는 게 아니라 준비하는 중이야'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작업을 하고 있으니까 더 그랬고요. 그런데 준비를 아무리 해도 실제로 부딪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게 있더라고요.
30장을 올리고 나서야 알게 된 것도 많았으니까요.
물론 지금도 뭔가를 시작할 때 준비를 더 하고 싶어요. '조금만 더 해놓고 하자'는 생각도 여전히 들어요. 예전보다 조금 나아진 건, 그 생각이 들었을 때 무조건 그 말을 믿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정말 필요한 준비인지, 아니면 그냥 내가 불안해서 하나 더 붙잡고 있는 건지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 차이를 바로 알아내는 것도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아직도 미루는 날이 있고, 시작하기 전에 이것저것 찾아보는 날도 있어요.
그래도 예전처럼 100이라는 숫자를 정해놓고 그때까지 시작하지 않는 식으로는 하지 않으려고 해요.
시작의 기술 오해, 당장 움직이면 된다는 게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런 책을 읽으면 사람이 바로 움직이게 될 거라고 조금 생각했던 것 같아요. 좋은 이야기를 읽고 나면 갑자기 미루던 일을 시작하고, 계속 생각만 하던 것도 바로 실행할 수 있을 것처럼요.
그런데 실제로 읽어보니까 꼭 그렇지는 않았어요.
책을 읽고도 미루는 순간은 있었고, 준비를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여전히 있어요. 그러다 보니 나한테 이 책에서 남은 건 '무조건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것보다는 내가 지금 왜 움직이지 않고 있는지를 한번 보는 것에 가까웠어요.
특히 나처럼 뭔가를 하면서도 계속 준비만 하고 있는 사람은 더 그런 것 같아요.
나는 20장을 만들고도 내가 미루고 있다는 생각을 못 했어요. 계속 만들고 있었으니까 오히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지금은 뭔가를 계속 준비하고 있는데 시작은 못 하고 있다면, 예전처럼 그냥 '아직 부족해서 그래'라고 넘기지는 않으려고 해요.
그때 한 번쯤은 내가 정말 준비가 필요한 건지, 아니면 시작하기 싫어서 준비를 더 만들고 있는 건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시작하기 싫은 이유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내고 있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게 더 어려웠어요. 그래서 지금은 뭔가를 준비하면서 계속 미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더 필요한 준비인지 한번 생각해보려고 해요. 예전처럼 준비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작게라도 먼저 해보고 그다음에 부족한 걸 채우려고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