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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집에 돌아와서 그 사람 말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실제보다 더 길었다.
처음에는 그 사람이 싫어서 힘든 줄 알았습니다.
회사에서 마주치는 시간은 하루 중 일부였고, 실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그렇게 길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집에 돌아오면 그날 있었던 일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왜 그렇게 말했을까?"
"내가 그때 이렇게 이야기했으면 달랐을까?"
"다음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지?"
이미 끝난 대화인데 제 머릿속에서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상대방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같이 일을 하면서 의견이 맞지 않는 순간들이 있었고, 제가 설명하려는 내용을 끝까지 듣기 전에 판단한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쌓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제 앞에 있는 시간보다, 제가 혼자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시간이 훨씬 길다는 점이었습니다.
정작 그 사람은 자기 일상을 보내고 있을 텐데, 저는 집에 와서도 그 사람 때문에 제 시간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정말 힘든 게 그 사람일까?"라는 생각을 조금 하게 됐습니다.
물론 상대방의 행동 때문에 불편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 사람이 했던 말이 마음에 남았고, 그 상황이 반복될까 봐 신경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더 힘들었던 건 그 상황이 끝난 뒤에도 제가 계속 그 장면을 붙잡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싫어하는 사람을 어떻게 없애는 방법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사라져야 하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때문에 하루 종일 흔들리고 있던 제 안의 반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없애고 싶어서라기보다, 왜 한 사람의 말이 이렇게 오래 제 안에 남는지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1 — 싫어하는 사람 후기, 나는 왜 집에서도 그 대화를 했을까
처음에는 그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같이 있는 동안 불편한 말을 했고, 대화 방식도 저와 맞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떤 의견을 이야기하면 먼저 들어보고 판단하기보다, 본인이 생각한 결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과 대화를 하고 나면 항상 뭔가 남았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그냥 넘어갔습니다.
회사라는 공간이기도 했고, 굳이 감정을 드러내면서까지 부딪히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집에 돌아온 뒤였습니다.
끝난 대화인데 머릿속에서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때 왜 그렇게 말했을까."
"내가 너무 참은 건 아닐까."
"다음에는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이미 지나간 상황인데 저는 계속 그 장면 안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거니까,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그 사람은 퇴근하고 자기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저는 집에 와서도 그 사람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 사람과 마주한 시간보다, 혼자 그 상황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그때 조금 불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힘든 이유가 정말 그 사람 때문만일까?"
물론 상대방의 행동이 괜찮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분명 제가 불편함을 느낄 만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힘들었던 건 그 사람이 한 말 자체보다, 그 상황을 계속 붙잡고 있던 제 모습이었습니다.
하루가 끝났는데도 마음속에서는 계속 그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제 앞에 없는데도 제 시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사라져야 하는 게 정말 그 사람인지, 아니면 그 사람 때문에 계속 흔들리고 있는 제 반응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2 — 싫어하는 사람 때문에 지칠 때, 질문을 바꿨다
예전에는 계속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상대방의 행동 이유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왜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지, 왜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하는지, 왜 항상 비슷한 상황을 만드는지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에는 항상 답이 없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제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계속 답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이다."
"아마 또 이렇게 나올 것이다."
이미 제 안에서 그 사람에 대한 결론을 만들어놓고 있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읽으면서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부분도 이 지점이었습니다.
질문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에서
"나는 왜 저 사람 말에 이렇게 오래 머물러 있을까"로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질문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상대방이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모습을 돌아보니까 이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한 말은 몇 분이면 끝나는 일이었는데, 저는 몇 시간씩 그 말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상대방은 이미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저는 계속 그 상황을 다시 꺼내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 사람에게 제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주고 있었던 겁니다.
그걸 인정하고 나니까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상대방을 좋아해야 한다거나 이해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내가 어디까지 영향을 받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그 사람이 변해야 제가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뀌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더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누군가 때문에 불편한 상황이 생기면 먼저 상대방을 판단하기보다 제 상태를 봅니다.
"왜 저 사람은 저럴까"보다
"나는 왜 이 상황을 계속 가지고 가고 있을까"
이 질문 하나가 생각보다 많은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3 — 인간관계 책 효과, 상대가 아니라 내가 달라진 순간
책을 읽고 바로 사람이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읽는 순간 "아, 이제 싫어하는 사람을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해서 실제 생활에서 바로 적용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진짜 변화가 느껴진 건 며칠 뒤였습니다.
비슷한 상황을 다시 만났을 때였습니다.
그 사람이 또 제 의견과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속으로 먼저 생각했을 겁니다.
"또 저렇게 이야기하네."
"역시 변하지 않는구나."
그런데 그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불편한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사람이 한 번 읽은 책으로 완전히 바뀌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그 다음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그 감정을 바로 따라갔다면, 그날은 한 번 멈춰봤습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건 사실일까, 아니면 내가 이미 만들어놓은 생각일까."
그 순간 조금 거리가 생겼습니다.
상대방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말하는 방식도 그대로였고, 생각하는 방식도 그대로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받아들이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상대방의 말이 저를 끌고 갔다면, 이제는 그 말을 듣고 제가 어떻게 반응할지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 관계가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불편한 순간은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집까지 따라오지는 않았습니다.
그게 저에게는 꽤 큰 변화였습니다.
책을 읽는 순간보다 실제 상황에서 다르게 반응했던 그때, 이 책의 의미를 조금 더 알게 됐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상대방을 바꾸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대방은 그대로인데 내가 다르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관계가 조금 편해질 수 있다는 것.
그 경험이 이 책을 읽고 가장 현실적으로 느꼈던 부분입니다.
4 — 대화가 끝난 뒤 달라진 것, 그날 바뀐 건 관계가 아니라 기준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대화가 끝난 뒤 제 생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대화가 끝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내가 조금 더 이야기했으면 이해했을까."
"왜 내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상대방이 제 생각을 인정해야 대화가 끝난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대화를 나눈 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했다."
이게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꽤 큰 변화였습니다.
예전에는 결과까지 제가 책임지려고 했습니다.
상대방이 이해해야 하고, 관계가 좋아져야 하고, 갈등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제가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제 생각을 전달하는 것까지였습니다.
그 이후부터 조금 편해졌습니다.
상대방의 반응까지 제 몫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날 바뀐 건 관계가 아니라 내 기준이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모든 관계가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제는 누군가 때문에 제 하루 전체가 흔들리도록 두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그 사람이 내 삶에 들어오는 시간보다, 내가 나 자신에게 쓰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도 그 사람과 특별히 가까워진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의견이 다를 때도 있고, 예전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사람의 반응까지 내가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면 거기까지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예전처럼 그 사람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내 하루 안에서 그 사람이 차지하는 자리를 조금 줄이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