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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천 원 아끼려고 30분 검색, 시간도 같이 쓰고 있었다”

    그때 나는 절약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건 하나 사려고 가격을 비교하고, 쿠폰이 있는지 찾아보고, 조금이라도 싼 곳이 있으면 또 찾아봤어요. 몇 천 원 차이가 나니까 그냥 지나치기가 아깝더라고요.

    그런데 《이웃집 백만장자 변하지 않는 부의 법칙》을 읽고 나서 그 30분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나는 돈을 얼마나 아꼈는지만 보고 있었지, 그걸 아끼려고 내 시간을 얼마나 쓰고 있었는지는 한 번도 계산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1 — 절약 습관인 줄 알았는데, 30분을 쓰고 있었다

    나는 물건을 살 때 몇 천 원이라도 싸게 사면 잘 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가격을 한 번만 보고 끝내는 경우가 별로 없었어요. 다른 곳도 찾아보고, 쿠폰이 있는지 보고, 적립금도 확인하고, 조금 더 싼 곳이 있으면 또 들어가 봤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30분 정도 지나 있더라고요.

    그때는 그 30분이 아깝다는 생각을 안 했어요. 오히려 '3천 원 아꼈으니까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까 이상하게 그 장면이 자꾸 생각났어요. 나는 돈은 계산하면서 왜 시간은 계산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더 웃긴 건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어놓고도 계속 뭔가를 찾고 있었다는 거예요. 이미 살 물건은 정해져 있는데도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책 내용을 읽을 때보다 오히려 제 장바구니를 다시 봤을 때 그 어색한 느낌이 더 오래 남았어요.

    '나는 지금 돈을 아끼고 있는 건가, 아니면 돈을 아끼는 기분을 느끼려고 계속 찾아보고 있는 건가.'

    그때부터 조금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물론 지금도 가격 비교는 해요. 저도 몇 천 원 차이가 나면 한번쯤은 봅니다. 그런데 예전처럼 그 차이를 꼭 찾아내야 마음이 놓이는 정도는 아니에요. 그 몇 천 원을 아끼려고 내가 또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지를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2 — 짠돌이 오해, 보여주기 소비를 덜 하는 사람들

    사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백만장자라고 하면 그냥 돈을 잘 안 쓰는 사람들부터 생각했어요. 좋은 차나 좋은 옷 같은 걸 안 사고, 최대한 아끼면서 사는 사람들이겠거니 했어요. 그래서 조금은 짠돌이 이야기를 예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읽다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르더라고요. 단순히 아무것도 안 사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한테 중요하지 않은 소비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를 덜 하는 사람들이라는 쪽으로 느껴졌어요.

    그 부분에서 '아끼는 것과 안 쓰는 건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돈을 쓸 때 무조건 안 쓰는 게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싼 걸 사는 것 자체를 잘한 소비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꼭 나한테 필요한 소비였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잖아요.

    어떤 물건은 조금 비싸더라도 내가 오래 쓰고 만족하면 괜찮을 수 있고, 반대로 싸게 샀다는 이유만으로 필요 없는 물건을 사면 결국 돈을 쓴 거니까요.

    그러다 보니 백만장자라는 사람들을 보는 제 생각도 조금 달라졌어요. 무조건 돈을 안 쓰는 사람들이라기보다는 돈을 써야 할 곳과 굳이 남에게 보여주려고 쓸 필요가 없는 곳을 구분하는 사람들에 더 가까워 보였어요.

    그게 저한테는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왔어요. 나도 가끔은 정말 필요해서 사는 건지, 아니면 그냥 사고 싶어서 이유를 붙이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으니까요.


    3 — 통장 잔액 말고 합리화 횟수가 줄었다

    책을 읽었다고 통장 잔액이 갑자기 달라진 건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면 저도 좀 과장하는 것 같아요. 돈을 엄청 아끼게 된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한 가지는 조금 달라졌어요. 돈을 쓰고 나서 나 자신에게 설명하는 횟수가 줄었어요.

    예전에는 뭔가를 사고 나면 '그래도 할인받았으니까', '이 정도는 필요한 거니까', '지금 사는 게 더 싸니까' 이런 식으로 이유를 하나씩 붙였던 것 같아요. 실제로 필요한 물건인지보다 이미 사기로 한 다음에 왜 사도 되는지를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지금도 그런 순간은 있어요. 다만 결제하기 전에 한번 멈춰서 보게 됐어요.

    '내가 이걸 정말 원해서 사는 건가?'

    '아니면 지금 사는 걸 합리화하고 있는 건가?'

    이 차이를 한번 생각하고 나면 의외로 답이 금방 나올 때도 있어요. 꼭 안 사는 것도 아니고요. 사기로 했으면 그냥 사요. 대신 예전처럼 사고 난 다음에 괜히 이유를 여러 개 붙이지는 않으려고 해요.

    그래서 지금 나한테 《이웃집 백만장자 변하지 않는 부의 법칙》은 통장 잔액을 크게 바꿔준 책이라기보다는, 내가 돈을 쓰면서 얼마나 쉽게 나 자신을 설득하고 있었는지를 보게 한 책에 가까워요.

     

     

    통장 잔액보다 합리화 횟수가 줄었다.

    그래서 요즘은 뭔가를 사고 싶을 때 무조건 안 사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왜 사려고 하는지를 한번 더 보게 됐어요. 꼭 필요한 거면 그냥 사고, 아닌 것 같으면 굳이 나한테 이유를 만들어가면서까지 사지는 않으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