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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리뷰 (자기인정, 일상행복, 인간관계)

by 책읽기 프로젝트 매니저 2026. 6. 1.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무거운 날, 괜히 SNS를 열었다가 더 지쳐서 덮은 적 있으신가요. 저는 평소 감성적인 에세이와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그런 저도 일홍 작가의 글을 인스타그램에서 몇 번 마주치다 보니, '어쩜 이렇게 말을 예쁘게 할 수 있을까' 싶어 결국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마음이 꽤 힘든 시기였는데, 읽고 나서 뭔가 조용히 다독여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T 성향도 울컥하게 만든 자기인정의 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MBTI 유형 중 T 성향이 강한 편입니다. T 성향이란 감정보다 논리와 이성을 우선시하는 성격 유형으로, 주변 사람들도 저를 보면 "딱 T다"라고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작은 것에 크게 감동받거나 눈물짓는 모습은 왠지 어른답지 못하다는 생각을 오래 해왔습니다.

그런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 울컥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특히 '지금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라는 맥락에서 그랬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 실수하고 부족한 자신까지 받아들일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이야기가 그냥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심리학에서 자기수용(Self-Acceptanc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자기수용이란 자신의 강점뿐 아니라 단점과 실패까지 포함한 자기 자신 전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심리적 태도를 말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자기수용 수준이 높을수록 심리적 안녕감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책이 말하는 바와 정확히 맞닿아 있었습니다.

타인과의 비교가 불행을 만든다는 이야기도 공감됐습니다. SNS를 열면 남들의 성공과 행복한 모습이 쏟아지는데, 저도 모르게 제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제 경험상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 가깝습니다. 비교는 자연스러운 인지 작용이지만, 그 대상과 방향이 문제입니다.

일상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행복을 거창한 순간에서만 찾으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승진, 큰 성취, 특별한 여행 같은 이벤트가 있어야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책은 그 반대를 이야기합니다. 진짜 행복은 아침에 눈을 뜨는 것, 따뜻한 밥 한 끼, 별일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처럼 너무 익숙해서 지나치기 쉬운 순간 속에 있다고 말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쾌락 적응이란 사람이 새로운 환경이나 성취에 빠르게 익숙해져 처음의 기쁨이 금세 사라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그래서 목표를 이루어도 만족이 오래가지 않고 또 다른 목표를 좇게 되는 것입니다. 책은 그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현재 가진 것에 집중하기'를 제안합니다.

저도 직접 경험해보니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일상의 작은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만으로도 하루의 온도가 달라지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거창한 것을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일상행복을 높이기 위한 실천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루에 한 가지 감사한 것을 떠올리는 습관 들이기
  • SNS 사용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현재 환경에 집중하기
  • 작은 성취에도 스스로 인정하는 말 한 마디 건네기
  • 당연하게 여기던 것을 '없어진다면 어떨까' 상상해보기

이런 것들이 뻔하게 들릴 수 있다는 걸 압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게 쌓이면 달라집니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받는 분들께

이 책을 읽게 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가 인간관계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떠나가는 일이 생기고, 그게 남기는 슬픔과 허탈함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그런 시기에 이 책의 관계에 관한 챕터를 읽었을 때 울컥하는 감정을 억누르기가 힘들었습니다.

책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감적 이해(Empathic Understanding)라고 말합니다. 공감적 이해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감정과 상황을 실제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능력을 뜻합니다. 상대를 내 기준에 맞게 바꾸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가 관계를 오래 지속시킨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저도 오래 고민했던 부분인데,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이 오히려 자신을 지치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거절할 줄 알고, 자신을 먼저 돌볼 줄 아는 것도 건강한 관계의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심리학회(APA) 자료에 따르면, 경계 설정(Boundary Setting)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관계 만족도와 정신 건강 지표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납니다(출처: 미국심리학회).

경계 설정이란 자신의 감정적·물리적 한계를 인식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 한계를 명확히 표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이기적인 게 아니라는 사실, 이 책이 조용히 알려줍니다.

T가 에세이에서 위로받는다는 것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에세이 특유의 감성적 표현들이 가끔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나만 몰랐던 당연한 말들을 늘어놓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T 성향 특성상 공감되지 않는 문장 앞에서는 그냥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덮고 나서 제 마음 상태가 달라져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독서 후 평온해지는 감각, 그리고 세상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게 되는 상태. 이게 이 책이 주는 것 같습니다. 거창한 인생 철학이나 새로운 지식이 아니라, 당연한 말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해주는 힘이랄까요.

행복에 관한 심리적 개념 중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웰빙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온전히 건강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책은 그 웰빙을 거창하게 정의하는 대신, 일상의 언어로 조용히 풀어놓습니다. 그게 강점입니다.

마음이 지칠 때 이 책이 특히 효과적인 이유는 '알아주는 느낌'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그냥 옆에 앉아 "나도 그랬어"라고 말해주는 사람 같은 책입니다.

지금 인간관계로 지쳐 있거나, 자신을 너무 오래 몰아붙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드신다면 이 책을 권합니다. 정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이니까요. 읽고 나서 "나 지금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잠깐이라도 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책입니다.


참고: 한국심리학회, 미국심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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