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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내가 먼저 사람에게 벽을 만들었다

책읽기 프로젝트 매니저 2026. 8. 6. 06:18

목차


    첫인상 때문에 내가 먼저 벽을 만든 것 같다는 아쉬움

    첫인상 때문에 내가 먼저 벽을 만든 것 같다는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다.

    나는 그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이미 판단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말이 별로 없고, 필요한 이야기만 짧게 하는 사람이었다. 처음 몇 번 같이 일했을 때도 먼저 다가오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농담을 하거나 분위기를 풀어주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같이 일하기 조금 어려운 사람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내가 편한 기준으로 빨리 분류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말을 많이 하면 편한 사람, 말이 없으면 어려운 사람이라고 나도 모르게 정해놓고 있었던 것이다. 그 기준에 맞춰 상대를 바라보니까, 실제 모습을 보기 전에 이미 내 안에서 결론이 끝나 있었다.

    그래서 나도 먼저 거리를 뒀다. 꼭 필요할 때만 이야기를 했고, 굳이 먼저 말을 걸지는 않았다. 상대가 벽을 세운 게 아니라 내가 먼저 벽을 만들고 있었던 셈이다. 그때는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사람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경험이고, 사회생활을 오래 하면서 생긴 감각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처음 봤던 건 그 사람의 성격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테오』를 읽으면서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이 책은 나에게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줬다기보다, 내가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었는지를 먼저 돌아보게 만든 책으로 남았다.

    테오 독후감, 내가 먼저 벽을 만들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 사람이 불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8개월 정도 같이 일했던 분이 있었는데, 처음 만났을 때는 솔직히 거리감이 있었다.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필요한 이야기만 짧게 하는 사람이었다. 질문을 해도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핵심만 이야기했고, 먼저 다가와서 분위기를 만드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같이 일하기 쉽지 않겠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러운 부분이다. 나는 그 사람을 충분히 본 것도 아닌데, 몇 번의 대화와 첫인상만으로 어느 정도 판단을 끝내고 있었다.

    사실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사람을 빨리 파악해야 할 때가 많다. 일정이 걸려 있고, 여러 사람이 같이 움직여야 하다 보니까 상대방이 어떤 스타일인지 빠르게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부터 습관처럼 굳어진 것 같았다.

    말이 많으면 소통이 잘 되는 사람.
    표현을 많이 하면 편한 사람.
    조용하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

    나도 모르게 이런 기준을 만들어놓고 사람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8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처음 생각했던 모습과 실제 모습은 많이 달랐다.

    그분은 말이 적었지만, 약속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더 정확했고, 한번 한 약속은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때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처음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가진 기준 때문이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테오』를 읽으면서 이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사람을 바라볼 때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보다, 내가 이미 만들어놓은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결국 내가 먼저 만든 벽이었다.

    현장에서 8개월, 약속이 신뢰가 되는 과정

    그분에 대한 생각이 바뀐 건 특별한 한 사건 때문이라기보다 작은 일들이 계속 쌓였기 때문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하나 있다.

    한 번은 일정이 조금 촉박했던 일이 있었다. 나도 속으로는 조금 늦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말이 많은 분도 아니었고, 진행 상황을 계속 공유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감 하루 전에 연락이 왔다.

    "내일 오전까지 끝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정말 짧은 한 문장이었다.

    사실 특별한 표현도 아니었다. 길게 설명한 것도 아니었고, 자신 있게 포장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런데 다음 날 정말 약속한 시간에 맞춰서 일이 끝났다.

    그 이후로 비슷한 일이 몇 번 더 있었다.

    "내일까지 하겠습니다."

    그 말이 나오면 정말 다음 날 결과가 있었다.

    그때부터 그 짧은 말이 오히려 더 믿음이 갔다.

    말을 많이 해서 신뢰를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행동으로 신뢰를 쌓는 사람도 있다는 걸 그때 알게 됐다.

    나는 처음에 그분의 말투나 표정만 보고 판단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그 사람을 설명하는 건 말투가 아니었다.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었다.

    한 번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던 모습이었다.

    그전까지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은 능력이 뛰어나거나, 표현을 잘하거나, 적극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현장에서 같이 일하면서 느낀 건 조금 달랐다.

    조용하지만 책임감 있는 사람도 있었고, 표현은 많지만 행동이 따라오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내가 편하게 느끼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되는 행동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말 많으면 편한 사람, 내가 만든 기준

    『테오』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돌아본 부분은 상대방보다 나 자신이었다.

    예전에는 사람을 잘 본다고 생각했다.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했고, 여러 사람과 일해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을 본 게 아니라, 내가 익숙한 기준에 맞춰 분류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말이 많으면 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대화를 잘 이어가고, 먼저 다가오는 사람은 좋은 관계를 만들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반대로 말이 없고 표현이 적은 사람은 조금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8개월 같이 일했던 그분을 생각하면 완전히 반대였다.

    처음에는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이 경험 때문에 『테오』가 다르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고 나니까 오히려 내가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나는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했던 걸까.

    아니면 내가 이미 정해놓은 기준에 맞는 사람인지 확인하고 있었던 걸까.

    생각해보면 후자에 가까웠던 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편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나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와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 사람은 말로 신뢰를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바꿔야 할 건 다른 사람을 보는 눈이 아니라, 그 사람을 너무 빨리 판단하려는 내 습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테오를 읽고 달라진 것, 판단을 늦추는 것도 경험

    『테오』를 읽고 나서 사람을 보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하면 조금 과장일 것 같다.

    지금도 처음 만난 사람에게 첫인상은 생긴다.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첫인상을 바로 결론으로 믿지는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사람을 빨리 이해하는 것이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이런 스타일이구나.'
    '이 사람과는 잘 맞겠다.'
    '이 사람은 조금 어렵겠다.'

    이렇게 빨리 판단하는 게 사회생활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사람을 빨리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오히려 그 사람을 제대로 볼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8개월 동안 같이 일했던 그분이 그랬다.

    처음에는 내가 먼저 벽을 만들었다.

    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렵게 생각했고, 나와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본 건 그 사람의 일부였다는 걸 알게 됐다.

    그분의 진짜 모습은 말투나 첫인상이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행동 속에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누군가를 만났을 때 조금 기다려보려고 한다.

    바로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이 반복해서 보여주는 모습을 보려고 한다.

    『테오』를 읽고 내가 얻은 건 사람을 더 잘 판단하는 방법이 아니었다.

    오히려 판단을 조금 늦추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라는 생각이었다.

    앞으로도 첫인상은 생길 것이다.

    하지만 그 첫인상이 마지막 판단이 되지는 않도록 하려고 한다.

     

     

    판단을 조금 늦추는 것도 경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느낀 첫인상을 정답처럼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조금 더 지켜보고, 그 사람이 반복해서 보여주는 행동을 본 뒤에 판단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