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손해 보고 팔았는데 금액보다 왜 샀는지가 더 찝찝했다
손해 보고 팔았는데 금액보다 왜 샀는지가 더 찝찝했다. 큰돈을 잃은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사고 나서 계속 가격을 확인하고, 조금만 내려가도 괜히 잘못 샀나 싶고, 결국 정리하고 나니까 금액보다 그때 내가 왜 샀는지가 계속 생각났어요.
처음부터 사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어요. 계속 가격이 오르고 있었고 주변에서도 괜찮다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나도 가만히 있으면 기회를 놓치는 것 같은 마음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투자를 한 건 맞는데, 내가 어떤 생각으로 그걸 샀는지는 잘 설명하기가 어려웠어요.
그 찝찝함이 남아 있을 때 《투자에 대한 생각》을 읽게 됐어요.
손실 금액보다 찝찝함이 더 오래 남았다
손해 보고 팔았는데 금액보다 왜 샀는지가 더 찝찝했다는 생각이 계속 남았어요. 물론 손해를 봤으니까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는데, 이상하게 금액 자체는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잊히더라고요. 그런데 그때 내가 무슨 생각으로 샀는지는 계속 생각났어요.
돌이켜보면 내가 무엇을 보고 살 생각을 했는지 설명하기가 어려웠어요. 내가 그 회사나 자산을 충분히 알아보고 '이 정도 가격이면 괜찮겠다' 해서 산 것도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만 들었고, 계속 올라가는 걸 보니까 관심이 생겼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나도 사야 하나 싶었어요. 주변에서도 괜찮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계속 오르는 걸 보니까 괜히 나만 가만히 있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던 가격인데 며칠 지나니까 또 올라가 있으니까 '그래도 지금 들어가면 더 오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결국 샀어요.
사고 나서는 계속 가격을 확인했어요. 조금 오르면 '역시 사길 잘했네' 싶다가도 내려가면 괜히 잘못 샀나 싶었어요. 그러다 결국 손해를 보고 팔았는데, 그때보다 지금 생각할수록 더 찝찝한 건 내가 남들이 만들어놓은 분위기에 내 판단을 맡기고 있었던 것 같다는 거예요.
나는 투자 판단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판단을 한 게 아니라 분위기에 반응한 것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투자에 대한 생각》을 읽을 때도 수익을 어떻게 내는지보다 그때 내가 왜 그렇게 급하게 샀는지가 자꾸 떠올랐어요.
《투자에 대한 생각》이 바꾼 질문, '왜 사고 싶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건 아주 단순한 질문이었어요.
'지금 내가 이걸 사고 싶은 이유가 뭔가?'
예전에는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그 이유를 굳이 따져보지 않았어요.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으니까 사고 싶었고, 주변에서 좋다고 하면 괜찮은 것 같았어요. 사실 내가 사고 싶은 이유를 자세히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거죠.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는 가격이 많이 오른 걸 볼 때 오히려 한 번 더 멈추게 됐어요.
예전 같으면 '계속 오르는데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부터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잠깐, 내가 왜 사고 싶지?'가 먼저 떠올라요.
한번은 비슷한 상황이 있었어요. 계속 가격이 올라가고 있었고 주변에서도 괜찮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나도 처음에는 또 마음이 움직였어요. '이번에는 들어가야 하나' 싶었죠.
그런데 예전과 달랐던 건 바로 매수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냥 화면을 닫았어요.
사실 별거 아니었어요. 뭔가 대단한 분석을 한 것도 아니고, 새로운 정보를 찾아낸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내가 왜 사고 싶은지를 생각해봤는데 딱히 설명할 말이 없었어요. 좋은 것 같아서도 아니고, 내가 충분히 알아서도 아니고, 그냥 계속 오르고 있으니까 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그래서 그날은 그냥 화면을 닫았어요.
예전 같았으면 안 사고 나서도 계속 가격을 확인했을 거예요. '내가 사려고 했는데 왜 안 샀지' 하면서요.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렇게까지 궁금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내가 사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바로 결정하지 않았다는 게 조금 신기했어요.
안 사는 것도 투자 판단, 그날 마음이 제일 편했다
그날 처음으로 안 사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투자 판단이구나 싶었어요.
예전에는 투자를 한다고 하면 뭔가를 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돈을 넣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괜히 내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았고요. 특히 계속 오르는 걸 보면 더 그랬어요. 지금 안 사면 나중에 더 비싸게 사야 할 것 같고, 아예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날은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냥 화면을 닫고 다른 일을 했어요.
이상하게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았는데, 투자하고 나서보다 마음이 편했어요. 예전에는 사고 나면 가격을 계속 봐야 했고, 조금만 내려가도 내가 잘못 판단했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안 사고 나니까 확인할 것도 없었어요.
물론 그게 항상 정답이라는 생각은 안 해요. 안 샀는데 다음 날 크게 오를 수도 있고, 나중에 보면 샀어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그런데 적어도 그날의 나는 뭔가를 사야 한다는 마음에 끌려가지는 않았어요.
그게 나한테는 꽤 컸어요.
예전에는 안 사고 지나가면 '왜 안 샀지?'를 먼저 생각했다면, 지금은 '굳이 지금 사야 하나?'를 먼저 생각하게 됐어요.
두 문장이 비슷해 보이는데 나한테는 꽤 달라요.
하나는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고, 다른 하나는 지금 꼭 결정해야 하는지를 먼저 보는 거니까요.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잘 모르는 상황에서 억지로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위험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예전에는 모르면 더 찾아보고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충분히 모르겠으면 그냥 기다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직 투자할 때마다 그렇게 잘되는 건 아니에요. 마음이 급해질 때도 있고, 오르는 걸 보면 또 사고 싶어질 때도 있어요. 그래도 예전처럼 그 마음이 들었다고 바로 행동하지는 않으려고 해요.
나는 투자하면서 자꾸 마음이 급해지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특히 남들이 다 사는 것 같아서 나도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순간에 읽어보면 좋겠어요. “뭔가 사고 싶은데 마음이 너무 급할 때 한번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