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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직업을 세 번 바꾸고 나서야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기술을 바꾸는 데만 급급했고, 정작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은 한 번도 제대로 붙잡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혼·창·통』은 그 질문을 다시 꺼내게 만든 책입니다. 실력보다 철학이, 아이디어보다 소통이 왜 더 오래 살아남는지를 설명하는 책인데, 읽는 내내 제 지난 시간이 자꾸 겹쳐 보였습니다.



    직업이 바뀔 때마다 흔들렸던 이유

    음식점을 운영할 때는 손님의 감정을 읽는 게 전부였습니다. 영업관리로 넘어가니 실적이라는 숫자가 저를 평가했고, QC 업무를 시작하고 나서는 불량률과 공차(tolerance) — 여기서 공차란 제품 치수가 허용되는 오차 범위를 뜻합니다 — 같은 수치 기준이 판단의 기준이 됐습니다. 직업이 바뀔 때마다 주변 사람들도 저를 다른 사람으로 평가했고, 저도 그에 맞춰 새로운 역할을 연기하듯 살았습니다.

    그 시기가 솔직히 가장 혼란스러웠습니다. 기술은 계속 익혔는데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답을 못 했으니까요. 『혼·창·통』에서 말하는 혼(魂) — 여기서 혼이란 열정이 아니라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근거를 의미합니다 — 이 흔들리면 환경이 바뀔 때마다 방향도 같이 흔들린다는 설명이 그래서 와닿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돌이켜보니 직업이 세 번 바뀌는 동안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맡은 일을 대충 넘기지 않는 것, 사람을 속여 성과를 만들지 않는 것, 문제가 생기면 끝까지 책임지는 것. 이건 음식점에서도, 영업에서도, 공장에서도 똑같이 지켰습니다. 저는 그것이 습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게 제 혼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혼은 거창한 인생 철학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반복하는 작은 기준, 그게 결국 한 사람의 정체성을 만든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저는 그 말에 동의합니다.

    요약: 직업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기준이 있다면, 그게 바로 혼(魂)의 시작점입니다.

     

    혼창통 세 요소, 정말 순서대로 작동하는가

    『혼·창·통』은 혼이 창(創)을 낳고, 창이 통(通)을 통해 확산된다는 선순환 구조를 제시합니다. 여기서 창이란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익숙한 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 프레임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에서 이 순서가 항상 고정돼 있을까, 라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위기 상황에서는 순서가 달랐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팀원들이 서로를 신뢰하는 통(通) — 여기서 통이란 정보 전달 기술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 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소통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때는 소통보다 창의 속도가 먼저였습니다.

    혼·창·통을 모두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그보다 상황에 따라 무엇을 먼저 꺼내야 하는지 아는 게 진짜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요소를 고정된 공식이 아니라 경영의 기어처럼 이해하면 더 실용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새롭게 생각하게 된 점은 혼이 너무 강하면 오히려 조직 성장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조직행동론(organizational behavior) — 조직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 에서도 강한 신념을 가진 리더가 오히려 다른 의견을 차단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됩니다. 진정한 혼은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아니라, 더 나은 근거를 만났을 때 자신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용기까지 포함한다고 저는 봅니다.

    • 혼(魂): 철학적 방향성. 단, 지나친 신념은 폐쇄적 조직을 만들 수 있음
    • 창(創): 익숙함을 의심하는 태도.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성공을 내려놓는 결단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음
    • 통(通):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오해를 줄이는 기술. 갈등의 대부분은 악의보다 해석 차이에서 시작됨
    요약: 혼·창·통은 순서대로 따라가는 공식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를 조율하는 균형 감각입니다.

     

    실제 조직에서 혼창통을 적용하려면

    이 책을 읽고 나서 제가 먼저 해본 것은 제 일에 대한 목적을 문장으로 써보는 일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결과나 성과는 금방 쓰겠는데, '왜 이 일을 하는가'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는 건 몇 번을 다시 썼습니다. 그게 바로 혼이 아직 언어화되지 않았다는 신호였습니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직의 목적(organizational purpose)이 명확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직원 몰입도가 평균 1.4배 높다고 합니다(출처: McKinsey & Company). 혼이 개인의 철학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조직 전체의 방향성으로 확산될 때 실제 성과 차이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소통 부분에서도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많은 조직이 소통 문제를 회의 횟수나 보고 체계로 해결하려 하는데, 실제로는 서로가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빠져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같은 말을 듣고도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 — 실행 결과를 다시 점검하고 다음 행동에 반영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 를 일상적인 업무 흐름에 넣는 것만으로도 소통의 질이 달라지는 걸 저는 직접 경험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서도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높은 팀이 혁신 성과도 높다는 연구를 반복적으로 발표해 왔습니다(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여기서 심리적 안전감이란 팀 안에서 실수나 반대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의미합니다. 이건 책에서 말하는 통(通)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약: 혼창통은 개념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목적을 언어화하고, 피드백 루프를 만들고, 심리적 안전감을 쌓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혼창통은 리더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인가요?

    A. 리더십 서적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이 왜 이 일을 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혼창통의 프레임이 방향을 잡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리더가 되기 전에 이 질문을 고민해 두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Q. 혼창통을 동시에 다 잘하는 게 가능한가요?

    A. 세 가지를 동시에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 경험상 현실에서는 상황에 따라 하나를 우선하는 방식이 더 실용적이었습니다. 위기에서는 통(소통)이 먼저, 변화가 필요할 때는 창(창의)이 먼저, 흔들릴 때는 혼(철학)이 먼저였습니다. 완벽한 균형보다 유연한 조율이 더 현실적입니다.

     

    Q. 혼창통에서 말하는 '혼'이 개인 철학과 조직 방향이 충돌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이 책이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개인의 신념과 조직의 철학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의 판단까지는 깊이 다루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충돌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진짜 리더십의 시험대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은 독자가 스스로 채워나가야 할 여백으로 보입니다.

     

    Q. 경영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는 책인가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삼성, 애플, 도요타 같은 기업 사례가 나오긴 하지만 전문 지식을 전제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직장 경험이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더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경영학 배경이 없는데도 이해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결론

    『혼·창·통』은 저에게 새로운 철학을 가르쳐준 책이 아닙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제 안에 있었지만 이름 붙이지 못했던 기준을 발견하게 해준 책입니다. 직업을 세 번 바꾸는 동안 변하지 않았던 원칙들이 바로 제 혼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언어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혼·창·통을 순서대로 완벽하게 갖추어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지금 저에게 가장 흔들리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이 흔들린다면 혼을, 변화가 멈췄다면 창을, 관계가 끊겼다면 통을 먼저 점검하면 됩니다. 이 책은 정답이 아니라 점검할 기준을 주는 책으로 읽었을 때 가장 오래 남습니다.

    참고: 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