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틀렸나 싶어 몇 번 다시 봤는데 메모가 맞았음. 나는 분명히 내가 기억하는 순서가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예전에 적어둔 메모를 다시 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더라고요. 처음에는 날짜를 잘못 적어놓은 건가 싶었어요. 그래서 한 번 보고 넘긴 게 아니라 몇 번 다시 봤어요.그런데 볼수록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게 틀린 쪽이었어요. 내가 먼저 했다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는 며칠 뒤였고, 순서도 내가 기억하던 것과 조금 달랐어요. 며칠 차이니까 큰일은 아닌데, 이상하게 기분이 묘했어요. 내가 직접 겪은 일이고, 꽤 선명하게 기억한다고 생각했던 일이었으니까요.그때 처음으로 내 기억을 확인한 게 아니라 그냥 믿고 있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전에는 내가 기억하는 일이 틀릴 거라고 별로 생각..
“처음엔 '돈 많이 벌기' 썼다가 전부 지움, 지우는 데 쓰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처음에는 그냥 내가 원하는 걸 적으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별생각 없이 '돈 많이 벌기'라고 썼어요. 그런데 적어놓고 보니까 너무 막연하더라고요. 내가 얼마를 벌고 싶은 건지, 돈을 많이 벌어서 뭘 하고 싶은 건지도 제대로 설명이 안 됐어요.그래서 다시 지웠어요. 처음에는 한두 군데만 고치려고 했는데 결국 거의 다 지우게 됐어요. 이상하게 적는 건 금방인데 지우고 다시 생각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더라고요.그때 좀 당황했어요.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종이에 쓰려고 하니까 제대로 말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던 거죠. 그때부터 그냥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 뒤에 뭐가 있는지 하나씩..
성인이 된 이후 우리가 느끼는 공허함의 원인은 지식의 부족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의 부재에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저도 직장 생활 수년 동안 선배에게 배우고 경험을 쌓으면서도 뭔가 허전했는데, 정작 스스로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생각을 빼앗긴 시대정보 과잉(Information Overload)의 시대가 왔습니다. 정보 과잉이란 개인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는 정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오히려 판단력이 마비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유튜브 알고리즘, 뉴스 피드, 숏폼 콘텐츠가 하루 종일 우리에게 무언가를 떠먹여 줍니다. 수고롭게 검색할 필요도,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문제는 그 과정에서 우리가 서서히 스스로 생각하는 근육을 잃어간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솔직히 ..
일란성쌍둥이인 두 자매가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한 명은 가난하고 한 명은 부유하다. 그런데 행복한 쪽은 뜻밖에도 가난한 쪽이다. 양귀자의 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이 설정이 조금 작위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을수록 이건 작위적인 게 아니라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결이 맞는 사람과 결이 맞지 않는 사람의 주인공 안진진은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조건이 좋은 남자와 감정적으로 끌리는 남자. 머리가 가리키는 방향과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이 다릅니다.일반적으로 조건이 좋은 파트너를 선택하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결혼 관련 연구들이 경제적 안정이 결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저는 사람 사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