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처럼 보이지만 내 생각을 확인하는 말이 많았다.”이걸 알게 된 건 『질문의 격』을 읽고 나서였습니다.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내가 질문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볼 일도 많았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확인하려고 질문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처음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조금 했습니다.그런데 읽다 보니까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내가 평소에 했던 질문들을 다시 떠올려보게 됐는데, 생각보다 많은 질문들이 상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내가 생각한 답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예를 들면 누군가 일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 "무슨 일이 있었어요?"라고 물어보기보..
말을 잘해야 소통을 잘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에서 품질 업무를 맡았을 때, 가장 정확한 경고는 보고서가 아니라 작업자들의 침묵과 눈빛이었습니다. 김정운의 『말하지 않고 말하기』는 그 경험을 심리학 언어로 설명해 준 책입니다.비언어 소통이 진짜 신호인 이유말을 잘하면 관계도 잘 풀릴 거라고 오랫동안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품질(QC) 업무를 맡던 시절, 반복적인 불량이 발생했는데 작업자들은 전부 "이상 없다"고 했고 생산 데이터도 정상 범위였습니다. 수치만 보면 공정을 멈출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들어설 때마다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있었습니다.평소 농담을 주고받던 작업자들이 그날은 유난히 조용했습니다. 질문에 답한 뒤 서로 눈을 피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