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퇴사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상사도, 회사도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으며 그 정체가 무엇인지 비로소 이름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자존감(自尊感)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제 이야기처럼 읽힌 책은 처음이었습니다.자존감은 성공 뒤에 오는 게 아니었다일반적으로 자존감(Self-Esteem)은 성취를 쌓아야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자존감이란 결과와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내면의 태도를 말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회사에서 성과를 냈을 때도, 거래처 칭찬을 받았을 때도 저는 그다지 단단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운이 좋았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늘 뒤를 따라왔으니까요.퇴사 후 경영학과에 들..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는데, 어느 순간 착한 사람은 되었는데 행복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으신가요?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립니다. 퇴사 직후 주변의 기대를 연기하듯 살아가던 저에게 이 책은 꽤 불편한 방식으로 위로가 되었습니다.타인의 기대는 부탁보다 조용히, 더 깊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퇴사 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수입이 줄어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더 소모적이었던 것은 만나는 사람마다 던지는 "다음 계획은 세웠어?"라는 질문에 답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어느 순간부터 아직 확신이 없는 생각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대화를 마치고 나면 이상하게 더 지쳐 있었고요.웨인 다이어는 이 책에서 "외부 참..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학생이 됐을 때, 주변 사람들은 제 선택보다 이유를 더 궁금해했습니다. "왜 그 나이에?" "정말 될까?" 그 질문들에 답하느라 진이 빠진 어느 날,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나는 내 인생의 선택을 남에게 허락받으려 하고 있을까. 『신경 끄기의 기술』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해, 무엇에 끝까지 신경 써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입니다.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이 책은 무관심을 권하지 않는다『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저도 오해했습니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쿨하게 살라"는 식의 자기방어 매뉴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메시지는 정반대였습니다.마크 맨슨이 말하는 핵심은 가치 선택(value selection)에 관한 것입..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바쁜 것과 잘 사는 것을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수십 통의 전화를 받고, 야근을 밥 먹듯 하면서도 정작 하루를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게 없었습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은 그 공허함이 어디서 오는지 처음으로 설명해 준 책이었습니다.바쁨의 함정 — 많이 한다고 충만한 게 아니었다퇴사하던 날 아침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갈 곳이 없어진 첫 평일이었는데, 몸은 여전히 일찍 깨어났고 손은 습관처럼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습니다. 알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흘려보내고 나니 이상한 감정이 찾아왔습니다. 시간이 넘쳐나는데도 하루가 허무하게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그때 저는 노트를 꺼내 딱 하나만 정했습니다. 경영학 책 한 챕터를 읽고 직접 손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