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미뤄둔 일이 막상 30분 만에 끝났다몇 달을 미뤄둔 일이 있었다. 막상 해보니 30분이었다.처음에는 이번 주 안에 하면 되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한 주가 지나고 또 지나도 계속 뒤로 밀렸어요. 생각날 때마다 '아, 이것도 해야 하는데' 하면서 넘겼고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나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일이 꽤 큰일처럼 느껴졌어요.그러다 《행복이 너였으면 좋겠다》를 읽다가 문득 그 일이 생각났어요.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그 일을 떠올리려고 했던 건 아닌데, 이상하게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책을 잠깐 덮고 그냥 해봤어요.그런데 30분 정도 걸렸어요.끝내고 나서 기분이 엄청 좋았다기보다는 좀 허무했어요. 몇 달 동안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는 30분이면 끝나는 일이었다는 게 ..
행복해지려면 더 많이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던 시절, 매출이 좋은 날이 좋은 날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은 건 실적 좋은 날이 아니라, 영업 끝나고 불 끄면서 멍하니 앉아 있던 그 조용한 순간들입니다. 김나을의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는 바로 그 순간의 의미를 붙잡아 주는 책입니다.행복을 결과로 봤을 때 생기는 문제음식점 문을 닫고 나서 영업관리 직군으로 옮겼습니다. 이번엔 실적 달성률이 기준이 됐습니다. 그다음엔 자동차 부품 QC 업무를 했는데, 그때는 불량률이 하루의 기분을 결정했습니다. 직업은 계속 바뀌었지만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언제나 결과가 나와야 비로소 잘 살았다고 느꼈습니다.이것이 바로 심리학에서..
솔직히 이 책을 처음 집어든 건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완벽한 장례식"이라는 말이 어딘가 도발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죽음을 준비한다는 발상 자체가 낯설었고, 그 낯섦이 오히려 손을 뻗게 만들었습니다. 조현선의 [나의 완벽한 장례식]은 종합병원 장례식장 근처 작은 매점을 배경으로, 삶의 끝자락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입니다. 책을 덮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는데, 그게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죽음 준비가 아니라, 관계의 의미를 되묻는 이야기제가 직접 읽어보니 이 소설은 죽음을 '사건'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임종, 즉 삶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사람들이 무엇을 떠올리는지에 집중합니다. 여기서 임종이란 단순히 숨이 끊어지는 생물학적 순간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 전체를 되돌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