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설득을 '말을 잘하는 기술'이라고 믿었습니다. 음식점을 운영할 때도, 영업관리 일을 할 때도 유창하게 설명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설득의 심리학』을 읽고 나서 그 믿음이 꽤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득은 말의 양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 구조를 먼저 이해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설득 원칙을 알고 나서야 보인 것들 — 심리적 지름길의 실체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설득을 잘하려면 논리적인 근거를 촘촘하게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도 그랬습니다. 영업관리 업무를 할 때 자료를 더 많이 준비할수록 계약이 잘 될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자료가 두꺼울수록 상대가 더 멀어지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때는 이유를 몰랐습니다.로버트 치알디니..
영업관리 일을 하던 시절, 거래처 대표 한 명이 저만 유독 챙겨줬습니다. 회의 끝마다 커피를 권하고, 다른 직원들 앞에서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죠. 처음엔 그냥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중요한 부탁을 꺼낼 때마다 그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거짓말은 한 번도 없었는데 제 판단이 흔들리고 있었던 겁니다. 『다크 심리학』을 읽으며 그때 일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심리 조작은 거짓말이 아니라 분위기로 작동한다일반적으로 심리 조작이라고 하면 노골적인 거짓말이나 협박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실제로 가장 효과적인 심리 조작은 사실만 말하면서도 상대의 판단을 왜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필요한 정보만 골라서 꺼내거나, 불리한 맥락만 빼는 식으로..
당신은 지금 진짜 자신으로 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성해나의 소설 [혼모노]를 읽다가 저도 모르게 책을 덮고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불편할 정도로 현실적인 인물들이 거울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 건 첫 챕터를 넘기기도 전이었습니다.진짜 자아를 포장하는 인간의 민낯'혼모노'는 일본어로 '진짜', '진품'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원본과 가짜를 구분하는 단어지만, 이 소설에서 그 의미는 훨씬 복잡하게 작동합니다. 제가 이 제목에서 처음 느낀 건 묘한 오타쿠스러운 어감이었습니다. 한국어로 그냥 '진짜'라고 했다면 이 정도 인상을 남기지 못했을 겁니다. 일본어 특유의 질감이 소설의 분위기 자체와 맞닿아 있습니다. 낯설고, 어딘가 사회와 조금 동떨어진 느낌.소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