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달 미뤄놓은 일, 막상 해보니 40분이었다. 처음부터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어요. 그냥 내가 처음 해보는 일이니까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도 좀 하고, 시간을 제대로 빼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오늘은 시간이 애매하고, 내일은 다른 일이 있고 하면서 계속 뒤로 밀렸어요.사실 하루에 40분 정도는 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시작하기 전에는 이상하게 그 40분을 내는 게 어렵더라고요. 한 번 시작하면 중간에 막힐 것 같기도 했고, 어설프게 시작했다가 다시 해야 할 것 같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실제로 걸리는 시간보다 시작하기 전에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어요.그렇게 한두 달이 지나고 나니까 그 일은 머릿속에서 꽤 큰 일이 되어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한번 해보자는 정도였는..
한 장에 4~5시간, 20장 만들고도 100장 채울 때까지 안 올렸어요.그때는 나도 내가 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 장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하루에 몇 장씩 뽑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고, 20장까지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해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올리는 건 계속 미뤘어요.처음에는 100장 정도는 있어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20장 가지고 올리면 뭔가 부족해 보일 것 같았고, 조금만 더 만들면 더 괜찮아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계속 만들었어요.그런데 《시작의 기술》을 읽으면서 그때 내가 정말 준비가 부족했던 건지, 아니면 그냥 시작하는 걸 미루고 있었던 건지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준비하고 있는 것과 시작하지 않는 걸 조금 헷..
뻔한 자기계발서일 거라고 생각했다.제목부터가 그랬습니다.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처음에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겠지 싶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해보라는 이야기나, 목표를 정하고 끝까지 밀고 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사실 그런 이야기는 이미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고 책을 펼친 건 아니었습니다.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까 이상하게 몇 달 동안 열어보지 않았던 파일 하나가 생각났습니다.휴대폰 배경화면을 만들어보겠다고 시작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만들어보다가 어느 순간 멈췄습니다. 파일은 그대로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예 열어보지 않게 됐습니다.가끔 파일 목록에서 보기는 했습니다.그런데 클릭은 안 했습니다.열면 뭔가..
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목표를 세우는 것과 전략을 세우는 것을 똑같은 일이라고 착각했습니다. "매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말을 전략이라고 부르면서 뿌듯해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리처드 루멜트의 『좋은 전략 나쁜 전략』은 그 착각을 꽤 정확하게 짚어줬습니다. 읽는 내내 과거의 제 행동들이 떠올랐고, 그게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핵심문제 진단 —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옮기고만 있었습니다시설 관리와 공사 관련 업무를 하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저는 늘 가장 먼저 뛰어갔습니다. 장비 이상이든 일정 지연이든 임시방편을 만들어 작업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유능한 사람의 모습이라고 믿었습니다.몇 달이 지나자 이상한 패턴이 보였습니다. 분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