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자기계발서일 거라고 생각했다.제목부터가 그랬습니다.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처음에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겠지 싶었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해보라는 이야기나, 목표를 정하고 끝까지 밀고 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사실 그런 이야기는 이미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고 책을 펼친 건 아니었습니다.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까 이상하게 몇 달 동안 열어보지 않았던 파일 하나가 생각났습니다.휴대폰 배경화면을 만들어보겠다고 시작했던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만들어보다가 어느 순간 멈췄습니다. 파일은 그대로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예 열어보지 않게 됐습니다.가끔 파일 목록에서 보기는 했습니다.그런데 클릭은 안 했습니다.열면 뭔가..
책을 읽다가 덮었다. 10분쯤 멍하게 있다가 다시 펼쳤다.사실 책을 읽다가 이렇게 덮은 게 오랜만이었다. 내용이 재미없어서 덮은 것도 아니고, 이해가 안 돼서 덮은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읽다가 갑자기 내가 계속 미뤄왔던 일들이 생각났다.운동도 그랬고, 읽으려고 사놓고 그대로 둔 책들도 그랬다.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 계속 '조금 있다가 하지 뭐', '이것부터 하고 해야지' 하면서 넘겼던 일들이 하나씩 떠올랐다.그때는 내가 게을러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까 꼭 하기 싫어서 미룬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인데도 시작하기 전에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그냥 내일로 넘긴 경우가 더 많았다.그래서 책을 잠깐 덮었다.10분 정도 그냥 멍하게 있다가 다시 펼쳤다. 다시 읽으면서도 뭔..
뭘 먹는지보다 빨리 먹는지, 간단하게 때우는지를 더 신경 쓰고 있었다.그게 이상하다는 생각도 별로 안 했습니다. 배가 고프면 먹고, 시간이 없으면 빨리 먹고, 귀찮으면 간단한 걸로 때웠습니다. 뭘 먹을지는 나름 고민하면서도 막상 음식이 나오면 휴대폰을 보면서 먹는 경우가 많았습니다.그러다 보니 음식의 맛을 제대로 기억하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어느 날은 밥을 먹으면서 시금치나물을 한 젓가락 집었습니다. 평소에도 몇 번씩 먹던 반찬이라 별생각 없이 먹었는데, 그날은 조금 오래 씹었던 것 같습니다.처음에는 그냥 싱거운 것 같았습니다.그런데 뒤에서 참기름 향이 조금 올라왔습니다.그때 "이게 이런 맛이었나?" 싶었습니다.정말 별거 아닌 순간이었습니다. 특별한 음식도 아니고, 맛집에서 먹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
망그러진 만화 리뷰, 괜찮은 척하던 날낮에는 괜찮습니다 했는데 집에 오니 그 말이 제일 먼저 무너진 겁니다.그날 일이 특별히 잘못된 건 아니었습니다. 해야 할 일을 했고, 사람들을 만나서 평소처럼 이야기했습니다. 누가 봐도 크게 이상한 날은 아니었을 겁니다.저도 계속 괜찮다고 했습니다.그런데 집에 들어오니까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저녁 7시쯤 집에 들어왔는데 신발을 벗고 가방을 내려놓은 뒤 한참 소파에 앉아 있었습니다.밥은 먹어야 할 것 같아서 배달음식도 시켰습니다.그런데 음식이 도착했다는 알림이 와도 바로 먹으러 가지 않았습니다. 그냥 계속 앉아 있었습니다. 결국 8시 반이 넘어서야 먹었던 것 같습니다.그 한 시간 반 동안 뭘 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TV를 켜놓은 것도 아니고, 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