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을 세 번 바꾸고 나서야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기술을 바꾸는 데만 급급했고, 정작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은 한 번도 제대로 붙잡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혼·창·통』은 그 질문을 다시 꺼내게 만든 책입니다. 실력보다 철학이, 아이디어보다 소통이 왜 더 오래 살아남는지를 설명하는 책인데, 읽는 내내 제 지난 시간이 자꾸 겹쳐 보였습니다.직업이 바뀔 때마다 흔들렸던 이유음식점을 운영할 때는 손님의 감정을 읽는 게 전부였습니다. 영업관리로 넘어가니 실적이라는 숫자가 저를 평가했고, QC 업무를 시작하고 나서는 불량률과 공차(tolerance) — 여기서 공차란 제품 치수가 허용되는 오차 범위를 뜻합니다 — 같은 수치 기준이 판단의 기준이 됐습니다. 직업이 바뀔 때마다 주변 사람들도 저..
솔직히 저는 퇴사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건 상사도, 회사도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으며 그 정체가 무엇인지 비로소 이름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자존감(自尊感)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제 이야기처럼 읽힌 책은 처음이었습니다.자존감은 성공 뒤에 오는 게 아니었다일반적으로 자존감(Self-Esteem)은 성취를 쌓아야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자존감이란 결과와 상관없이 자기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내면의 태도를 말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회사에서 성과를 냈을 때도, 거래처 칭찬을 받았을 때도 저는 그다지 단단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운이 좋았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늘 뒤를 따라왔으니까요.퇴사 후 경영학과에 들..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는데, 어느 순간 착한 사람은 되었는데 행복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 있으신가요?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립니다. 퇴사 직후 주변의 기대를 연기하듯 살아가던 저에게 이 책은 꽤 불편한 방식으로 위로가 되었습니다.타인의 기대는 부탁보다 조용히, 더 깊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퇴사 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수입이 줄어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더 소모적이었던 것은 만나는 사람마다 던지는 "다음 계획은 세웠어?"라는 질문에 답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어느 순간부터 아직 확신이 없는 생각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대화를 마치고 나면 이상하게 더 지쳐 있었고요.웨인 다이어는 이 책에서 "외부 참..
하루 종일 바빴는데 막상 퇴근하면 뭘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 날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야 깨달았는데, 바쁨과 성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었습니다. 칼 뉴포트의 『딥 워크』는 그 차이를 정면으로 파고드는 책입니다. 집중력을 기르는 기술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는지를 묻는 책에 가깝습니다.바쁨의 함정 — 열심히 일했는데 왜 남은 게 없을까회사에 다닐 때 저는 꽤 바쁜 사람이었습니다. 메신저 알림이 울리면 바로 답장했고, 메일은 수시로 확인했고, 하루에 회의만 서너 개씩 들어가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퇴근하고 나면 오늘 무엇을 끝냈는지가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분명 쉬지 않고 움직였는데, 손에 잡히는 게 없었습니다.칼 뉴포트는 이런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