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참 고민한 메시지가 상대에게는 몇 초짜리 일이었다나는 메시지 하나 보내기 전에 한참을 고민했는데, 상대에게는 몇 초짜리 일이었어요. 별로 어려운 부탁도 아니었는데 보내기 전에 문장을 몇 번씩 고쳤어요. 이렇게 쓰면 귀찮아할까 싶어서 지웠다가 다시 쓰고, 괜히 부탁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싶어서 또 바꿨어요.그런데 막상 보내고 나니까 답은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게 왔어요. 내가 혼자 한참 고민했던 시간이 상대에게는 그냥 메시지 하나 읽고 답하는 몇 초였던 거죠.그게 좀 이상했어요. 나는 왜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그렇게 오래 걱정했을까 싶더라고요. 그러다 서점에서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라는 제목을 봤어요. 그때는 그냥 제목이 눈에 들어와서 집어 들었는데, 읽다 보니 내가 왜 그렇게까지 고민했는지..
배우는 건 좋아했는데 반복하는 건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아요배우는 건 좋아했는데 반복하는 건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걸 알게 되는 건 재밌었어요. 책을 찾아보고, 방법을 찾아보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는지도 찾아보는 건 잘했는데 막상 그걸 계속 해보는 순간부터는 조금 지루해졌어요.뭔가를 몇 번 해보고 나면 또 다른 방법이 궁금해졌고, 그걸 나는 발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반복의 쓸모》를 읽다가 그게 꼭 발전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익숙해지는 구간을 너무 빨리 지나가려고 했던 건 아닐까. 그걸 그때 처음 제대로 생각해봤어요.배우는 건 좋아했는데 반복은 싫었다나는 뭔가를 배우는 과정은 꽤 좋아했어요. 처음 접하는 내용이면 궁금한 것도 많고, 이것저것 찾아..
갑자기 내 얘기가 된 것 같아서 책을 덮었다갑자기 내 얘기가 된 것 같아서 책을 덮었어요. 오디세우스가 집에 돌아온 뒤에도 바로 자기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주변을 살피는 장면이었는데, 그걸 읽다가 갑자기 퇴사하고 난 뒤의 내가 생각났어요.나도 회사를 나오면 그냥 끝인 줄 알았어요. 힘들었던 자리에서 나오면 좀 편해질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일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그 자리를 떠나고 나니까 생각보다 이상했어요. 매일 하던 일이 없어지고, 내가 하루 동안 뭘 해야 하는지도 예전처럼 정해져 있지 않더라고요.그 장면에서 오디세우스가 집에 돌아왔다고 바로 예전의 오디세우스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게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어요. 나도 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내가 익..
10분 애매하면 휴대폰 먼저, 가끔 30분 가까이 보고 있었다10분 정도 애매하게 시간이 남으면 나는 휴대폰부터 봤어요. 책을 펴기에는 너무 짧고, 뭔가를 시작하기에도 애매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잠깐만 봐야지 하고 휴대폰을 켰는데, 정신 차리고 보면 20분, 가끔은 30분 가까이 보고 있었어요.그때는 그게 시간을 버리고 있다는 생각까지는 안 했어요. 그냥 기다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을 때나, 일이 잠깐 비었을 때 생기는 시간은 어차피 애매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그런데 《일론 머스크의 서재》를 읽으면서 이상하게 그 10분이 계속 눈에 들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내가 시간이 없어서 못 한 게 아니라, 10분이라는 시간을 너무 작게 생각해서 그냥 흘려보낸 건 ..